박희순 시인의 동시 '벽부수기', 초등 5학년 교과서 수록

박희순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인 '바다가 튕겨낸 해님'에는 '벽부수기'와 제주어로 바꾸어 쓴 동시 16편이 수록됐다.
박희순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인 '바다가 튕겨낸 해님'에는 '벽부수기'와 제주어로 바꾸어 쓴 동시 16편이 수록됐다.

제주 시인의 동시 ‘벽부수기’가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에 실려 주목 받고 있다. 박희순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인 ‘바다가 튕겨낸 해님’에는 ‘벽부수기’와 제주어로 바꾸어 쓴 동시 16편이 수록 됐다.

“어린이는 ‘진화된 인류’다. 가르치고 훈계할 대상이 아니라 귀 기울여야 하는 대상”이며 “자기 성찰에 때가 묻은 어른은 오히려 퇴화하는 것”이라 했다.

박희순 시인을 만나 창작 세계에 관해 들어 봤다.

“동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을 위한 것”이고 “동심은 때 묻기 이전 상태의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시를 쉽고 재미난 시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단순한 말의 유희가 아니”라며 “말이란 마음의 알갱이다. 동시를 읽고 ‘아!’ 하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고 했다.

제주북초의 교장인 박 시인은 1984년 제주북초 초임 발령 후 아이들의 ‘단어’ 하나하나가 아까워 1997년 등단했다. “아이들의 말을 대신 써준 것”이라며 “아이들은 나의 스승이자, 원칙, 나침반이다. 교사가 아니었다면 동시를 못 썼을 것”이라고 모든 공을 아이들에게 돌렸다.

김영수도서관에 걸려있는 박희순 시인의 시.
김영수도서관에 걸려있는 박희순 시인의 시.

또 아이들이 매일 글을 쓰되 오감을 활용해 눈 크게 뜨고, 귀 기울여 자연을 관찰하도록 지도하고, 해마다 학급 문집 ‘꾸러기’를 발간해 제자 모두 ‘꾸러기’라며 제자 사랑을 드러냈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연작 ‘하루’에 대해 “잘못 보낸 하루를 후회하며 안타까워하지 말고, 대신 내일 또 다시 받을 하루를 잘 보내면 된다는 메시지”라고 했다.

박 시인은 2010년 제18회 대교눈높이아동문학상 수상 이후 ‘동시를 새롭게 바꾸어 가는 작가들’과 ‘2010년대를 열어갈 젊은 작가들’에 선정됐다. 동시집 ‘말처럼 달리고 싶은 양말’은 2019년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도서로 선정됐다.

한편 박 시인의 제주어로 바꾸어 쓴 동시는 프랑스 툴루즈 지방어 보존 운동 측에 소개돼 프랑스 한글학교와 대학교 한국어과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툴루즈 언어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또 툴루즈에서 프랑스 지방어와 제주어 연구를 위한 심포지움 제의도 들어 온 상태라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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