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 해발 3000m의 산악지대에서 스페인 출신 등반객이 제1차 세계대전 때의 것으로 추정되는 화약에 손댔다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26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스페인 국적의 20대 등반객 2명은 최근 이탈리아 북동부 도시 트렌토 인근의 알프스산맥 끝자락 프레세나 정상에 올랐다 하산하던 중 해발 3000m 고지에서 작은 구멍을 발견했다.

빙하 틈으로 생긴 이 구멍에는 적의 표적을 알려줄 때 쓰이는 예광탄 등의 탄약이 보관돼 있었다고 한다.

이에 등반객 가운데 한 명이 이를 손으로 꺼내려던 순간 탄약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두 사람 모두 부상을 당했다. 특히 탄약을 만진 등반객의 상처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산악 구조대에 의해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문제의 탄약이 1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또는 오스트리아 군대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이탈리아 북부 산악지대에선 1∼2차 세계대전 때 쓰인 탄약 등 군용품이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기후 온난화 현상으로 빙하가 녹으면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게 대부분이지만, 일부 전쟁 용품 수집광들이 일부러 고지대까지 올라가 파헤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당국도 등반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장소 또는 물건이 발견될 경우 접근하거나 손대지 말고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