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도내 기관들의 작년도 실적을 평가해 본 결과 단 한 곳도 최우수등급인 ‘가’ 등급을 받은 곳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제주개발공사,제주관광공사,제주에너지공사 등 3개 지방공사가 모두 ‘나’ 등급을 받았다.

또 경제통상진흥원과 국제컨벤션센터,문화예술재단 제주연구원 한의학연구원 등 9개 기관 역시 ‘나’ 등급으로 평가됐고 제주의료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맨 꼴찌인 ‘다’ 등급을 받았다.

이러한 결과는 사실 벌써부터 예견됐다. 지난 7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지방공기업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제주 공기업은 ‘가’ 등급을 받은 곳이 전무했다.

어떻게 ‘가’ 등급 하나 없이 다들 평균이하의 평가를 받은 것인지, 기가 막히는 상황이다.

평가는 대학교수와 회계사 등 사계의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과 경영평가 전문기관인 한국지식산업연구원이 맡았다.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기관경영 성적과 기관장 성과계약 이행실적을 평가한 것이다.

이번 평가 결과에 따라 공사 및 출자출연기관장의 기본연봉이 +/-10% 범위 내에서 조정되고, 기관장 및 임직원의 성과급은 400% 범위 내에서 차등 지급된다. 도에서는 “경영평가에서 제시된 개선과제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예정이다.

도민에게 신뢰 받는 공공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난맥상은 이것만으로 고쳐질 일이 아니다.

일반 서민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고액 연봉에서 10%을 조정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으며 성과도 없는 기관의 임직원들에게 차등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것은 또 무슨 말인가.

적폐가 바로 이런 것이다. 도지사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도에서 할 일은 명확해 졌다. 부진의 늪에 빠져있거나 무사안일주의를 못 버리고 있는 조직에 대해 채찍을 들어야 한다. 채용과 경영 등 기관의 운영 전반에 대해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출퇴근 등 인사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업무추진에 변칙이나 결탁, 비리는 없는지, 하는 일도 없이 월급만 축내는 조직이나 임직원은 없는지 살펴 볼 게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감독지휘 관청인 도 스스로가 독해져야 한다. 안일에 빠져서는 안 된다.아무 일도 없다는 듯 뜨뜻미지근하게 대처해 도민들이, 시민들이 나서는 상황까지 가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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