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사이 제주를 휩쓸고 간 17호 태풍 타파로 인해 최고 700mm이상의 누적강수량을 기록하며 농작물 및 시설물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이 제주에 가장 근접한 22일 하루 동안 한라산 어리목에는 583.5mm의 물폭탄이 쏟아졌고 외도 259mm, 신례 213mm, 송당 207.5mm의 강수량을 기록하며 침수피해가 속출했다. 최대순간풍속은 윗세오름이 시간당 111.6km, 태풍센터 113.8km, 성산 109.4km로 제주 전역에 강한 바람이 불어 피해를 더욱 키웠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지난 21일부터 119종합상황실에 총1898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1661명의 소방인력을 동원해 안전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22일 오후12시55분경 애월읍 고성리 부근 도로에 차량침수로 고립된 2명이 구조됐고 오전4시경에는 용담이동 인근 주차장으로 유입되는 빗물 200t 가량을 빼내는 등 총33건(694.5t)에 대한 배수지원을 실시했다. 또한 곳곳에서 가로수가 넘어지거나 간판이 떨어져 총 333건의 안전조치를 취했다. 이밖에도 도내 전역에서 강풍에 못 이겨 전신주가 쓰러지면서 3000여가구에 정전이 발생했으나 현재는 복구가 완료된 상태다. 

무엇보다 농가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3호 태풍 링링으로 인해 유실된 농경지는 4809.21ha에 달하며 돼지 450마리가 폐사하는 등 피해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집중 호우가 쏟아져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감자와 당근을 주로 재배하는 구좌읍의 한 농가에서는 “지난 태풍 이후 재파종을 실시했지만 이마저도 모두 휩쓸고 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도는 정확한 피해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오는 10월 1일까지 읍면동을 통해 피해 신고를 접수받는다. 이후 11일까지 자체 합동조사반을 구성하고 분야별 현장조사를 실시해 신속하게 재난지원금을 집행할 예정이다.

한편 원희룡 도지사는 23일 오전 애월읍과 한경면의 피해 농가를 방문해 “잇따른 태풍으로 추가 피해가 발생한 작목에 대해서는 별도 예산을 편성해 농민들의 고통과 부담을 행정에서 같이 분담해야 한다”며 신속한 후속조치와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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