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쓰레기·하수·교통체증·지하수문제’도민외면, 중앙정치만 기웃 "주민소환 시켜야"

“제주도민이 멸종되고 있습니다. 우리세대에 와서 문화를 잃었고 말을 잃었고 이제는 자연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제주도의 흙과 돌, 바다와 바람, 그리고 ‘나’를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부순정씨는 "원희룡 지사는 거짓 시늉만하고 있다"며 중앙정치만 신경쓰고 제주도민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순정씨는 "원희룡 지사는 거짓 시늉만하고 있다"며 중앙정치만 신경쓰고 제주도민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벌써 9개월째 제주도청 앞 천막촌을 치고 ‘제2공항 끝장내자’며 반대집회에 앞장서고 있는 부순정(45)씨.
제주도 조천읍 대흘리에서 태어나 일도2동에 살고 있는 45년 제주토박이다.

제주도의회가 1만 청원을 채택하고 ‘제2공항 공론화’에 한발짝 내민 24일, 그를 만났다.

“육지에 나가면 숨을 잘 못 쉽니다.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서는 공기가 다르고 삶의 속도가 다릅니다. 제주만이 주는 바다와 바람, 하늘과 떠가는 구름이 저를 제주 할망의 후손임을 알려줍니다.”

부순정씨는 일찍부터 제주의 자연과 역사를 노래하는 ‘노래세상 one’의 멤버였다. 그런 그가 노래하는 마이크가 아닌 집회 마이크를 잡고 있는 것이다.

“강정 해군기지를 막기 위해 처절히 싸웠던 삼촌들이 있었습니다. 벚꽃이 예뻤던 강정마을이 해군기지가 됐고 성산이 (제2공항 건설로) 공군기지로 되어 군사기지가 변하는 제주도를 마냥 보고 있을 순 없었습니다. 그저 시름하는 제주 섬에 아무 것도 몰랐던 저가 부끄러웠습니다.”

제주도청앞에서 시위중인 부순정씨
제주도청앞에서 시위중인 부순정씨

비록 막지 못했지만 그는 ‘강정친구들’로 활동하면서 촛불문화제 등을 통해 제주도민의 ‘깨어있음’을 호소해 왔다.

“제주에서 태어나 자란 20대와 30대가 일자리가 없어 육지로 떠나가는 일이 수 십 년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제주청년 일자리를 누가 고민해야 합니까? ‘알아서 잘해주겠지’ 도청과 도청공무원들을 믿고 무관심했던 제가 부끄럽기만 했습니다.”

‘청정도시, 제주도’에는 제주 젊은이, 그들의 고향에서의 미래 삶이 없는 것이다.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을 지어서 관광객 4천만 명을 제주에 집어넣어 지역경제와 건설경기 붐도 안 꺼져서 제주도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지난해 관광객이 1천5백만~2천만이었는데 어떻게 되었습니까? 쓰레기문제, 하수문제, 교통체증문제, 지하수 문제 등 (원 지사가) 어느 하나 해결방법이라도 제대로 제시한 것이 있습니까?”

부 씨는 "우리세대에 와서 문화를 잃었고 말을 잃었고 이제는 자연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며 안타까워했다.
부 씨는 "우리세대에 와서 문화를 잃었고 말을 잃었고 이제는 자연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며 안타까워했다.

곶자왈이 병들어 간지도 오래됐다.

“제주도민이 배타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자연의 섬, 제주도에 억지로 육지의 것들로 ‘이식’하려는 사람들이 그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온갖 난개발로 제주도와 제주도민을 멸종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해 못하는 순수 제주도말을 (외부인에게)설명해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또 다른 제주도임을 깨닫게 된 그다.

“원희룡 지사는 거짓 시늉만 하고 있습니다. TV 예능 방송에 나와 해녀들과 즐겁게 인사하고 또 밀깡을 따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이것은 관광객들이 하는 추억 만들기 놀이입니다. 결단코 제주도민의 삶은 아닙니다. 중앙정치만 생각하고 도민을 외면하는 원 지사를 소환하기 위해 나서야합니다.”

노래를 더 이상 부르지 않는다고 한다. 누가 노래하는 감성을 빼앗은 건가.

“제주관광객 원 지사님, 설문대 할망 신디 부치럽지(부끄럽지) 않으시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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