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꽤 널리 팔고 있던 한 대학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매춘부로 비유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제의 인물은 연세대학교 류석춘 교수다.

그동안의 여러 보도를 종합해 보면, 류 교수는 “일본이 강제 연행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조금 일하면 돈 번다는 유혹 때문에 자발적으로 매춘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또 “성 노예 할머니를 매춘부로 보는 게 옳으냐”는 수강생의 항의성 질문에 지금도 매춘에 들어가는 과정이 그렇다면서 “궁금하면 한번 해보겠느냐?”고 성희롱적인 발언까지 서슴치 않았다. 귀를 의심할언사다.

한마디로 충격 그 이상이다. 굳이 그의 과거 행적을 들출 필요도 없다.

그에게 교수라는 타이틀을 붙여 주는 것이 민망하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된 반인권 국가 범죄라는 사실은 이미 학계의 연구로 명명백백하게 밝혀진지 오래다. 일본 정부도1993년 고노 관방장관 담화 등을 통해 스스로 자국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던가.

류씨는 위안부 할머니 지원단체인 정의기억연대가 순수한 단체가 아니라면서 위안부 피해자를 교육해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 냈다는 억지 주장도 펼쳤다. 피해 할머니들이 해방이후 쥐 죽은 듯이 살아왔는데 이 단체가 개입해 국가적 피해자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기가 막힌 논리 전개다. 생존해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 소리를 듣고 넋을 놓았을 생각을 하면 가슴이 무너진다.

살인에 가까운 인격모독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누군가. 일제 당국에 강제로 끌려가 이역만리 남의 나라 전장에서 인간이하의 못된 짓을 당하다가 겨우겨우 목숨을 구해 돌아온 한 많은 우리의 누이이자 누나이고 어머니들이 아니었던가.

자폐적 편향에 역사적인 사실까지 왜곡하면서 후학들의 총기를 흐리고 있는 류

씨는 교단에 설 자격이 없다. 그리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 이미 연세대 총

학생회와 동문회 등이 학교당국에 그의 파면을 요구했고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같은 곳에서는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그를 검찰에 고발해 놓은 상태다.

정치권도 한 목소리로 그를 성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몰지각한 역사관으로 일본 극우보다 더한 망언을 학생들 앞에서 그대로 옮겼다”며 “일본 아베 정권의과거사 망동에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맞서고 있는 국민들의 노력에 재를 뿌리는 매국적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또 바른미래당은 “얄팍한 지식과 간악한 혀로 일제의 만행을 용인한데 분노를 느낀다며 그가 가슴 아픈 역사 앞에 칼을 꽂았다”고 했고 한때 자당의 혁신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던 자유한국당은 “류교수가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며 당원인 그를 징계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류씨는 자신에 대한 비난이 사회각계에서 거세게 일고 있음에도 대학은 기존지식을 검증해 새로운 지식을 찾는 일을 사명으로 하는 공간이라고 아전인수 격인 변명을 늘어놓는가 하면 자신의 발언을 맥락 없이 비틀면 명예훼손 문제를거론할 수 있다고 겁박하면서 강의를 계속하겠다는 만용까지 부리고 있다.

연세민주동문회는 류씨가 반성과 사과를 하기는커녕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대응을 하고 있다면서 류씨는 학자와 교수로서 일말의 양심도 없다고 비판했다. 우리는 류씨가 편협하고 알량한 사고체계를 가지고 국내 유수의 대학에서 오랜 세월 교수생활을 해왔다는데 놀라움을 표시하고자 한다. 그에게서 학생들이무슨 시대정신을 일깨웠고 어떤 정의를 배웠을까, 참담함을 넘어 우리 사회가 너무 창피하다.

그는 교단에서 내려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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