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대학교수신분으로 강정마을에도 왔었다

‘2019 위대한 국민’들은 정치공방에 치우치던 조국대전을 ‘검찰 개혁’이라는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며 다시 지난 9월 28일 ‘서초동 촛불’을 밝혔다. 결국 깨어있는 시민이다.

지난 86년 5월 ‘광주항쟁 비디오’를 부산대에서 직접 구해 제주도에서 6월, 광주에 대한 왜곡과 4.3에 대한 의문, 전두환 독재에 대해 들불 항쟁을 이끌었던 사람이 있다.

지난 86년 5월 ‘광주항쟁 비디오’를 부산대에서 직접 구해, 제주도에서 6월, 광주에 대한 왜곡과 4.3에 대한 의문, 전두환 독재에 대해 들불 항쟁을 이끌었던 홍명환 의원
지난 86년 6월, 광주에 대한 왜곡과 4.3에 대한 의문, 전두환 독재에 대해 들불 항쟁을 이끌었던 홍명환 의원

같은 하늘 아래, 정의를 향한 제주도민의 ‘촛불’이 오는 5일, 그대로가아름다워팀과 도민행동이 제주시청에서 "필요어수다 양!"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 도민으로 동참할 뚝심의 초선 도의원, 홍명환을 9월 마지막 날 만났다.

“48년 겨울 학살 ‘4.3사태’ 때 7살이던 저희 어머니는 할아버지를 잃었습니다. 한날, 한시에 25명의 제주도민이 돌아가셨고 그 중 한 분이셨습니다. 남동생 셋하고 어렵게 자란 어머님, 하지만 이것은 저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 제주도민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제주이도2동 갑 도의원 홍명환은 제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우리제주도민들은 표현을 잘하지 않습니다. 그 당시 양민학살에서 목숨을 잃은 가족들의 ‘한’을 마음 속 깊숙이 숨기고 살아야만 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4.3 평화재단 비석에 이름을 넣어야하는데 아직도 바른 명칭을 정하지 못하고 비어 있습니다.”

4.3 폭동에서 지금은 ‘4.3 항쟁’이니 ‘4.3도민항쟁’, ‘4.3제주민중항쟁’ 등 제주도민 스스로가 ‘정명’(定名).을 못하고 있고 심지어 국회에 올라간 ‘4.3 특별법’에도 그대로 올라가 안타깝다는 그다.

“돌아가신 희생자분들을 모실 묘지도 공식적으로 없습니다. 지금 있는 곳은 공원입니다. 하나의 조형물로 존재하고 있어 5.18국립묘지 같은 곳으로 모셔야 되는데 지금 제주국립묘지를 만들고 있지만 거기는 군인과 경찰을 위한 곳으로 될 수 있어 법적 제도개선을 해 4.3 영령들을 모실 묘지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는 제주현안과 관련해 원희룡 도지사와 가장 많이 부딪치는 사람 중에 한명이다.

“원 지사는 제주도 ‘난개발의 소방수’라고 자임했었습니다. 재선 1공약이 ‘중국 자본의 제주 난개발 투자 강력 제동 및 관리체계 완비’입니다. 이행방법으로 민선6기 투자유치 3원칙 정립이라며 ‘환경보호, 투자부문간 균형, 제주 미래가치 제고’ 등을 말했는데 지금은 약속을 안 지키고 더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공약을 지키지 않는 정치지도자이며, 구렁이 담 넘어가는 미꾸라지 같은 사람입니다.”

그가 원 지사를 통해 유독 분노하는 이유가 있다.

“전국 도지사 중 개발과 관련된 권한은 원 지사가 최고입니다. 제주특별법이 중앙부처의 권한을 도지사의 특례로 넘어와서 그야말로 제왕적인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럴수록 도민의 복지 증진과 우리제주지역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집중해야 하는데 (대규개발사업과 관련된) 대화의 장에 나오지 않고 중앙정치를 의식해 친구 조국을 까고 TV방송출연과 유튜브에만 신경 쓰고 있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원희룡의 원더풀TV. 지난달 24일 조국장관의 사퇴를 이야기하고 있다.ⓒ 원더풀TV 캡처
원희룡의 원더풀TV. 지난달 24일 조국장관의 사퇴를 이야기하고 있다.ⓒ 원더풀TV 캡처

원 지사는 지난달 24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조국 장관에게 “조국장관, 친구야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내려오자”며 장관사퇴를 종용했었다. 공개 비판만 4번째였다.

“조국 장관이 지난 2012년 제주도로 내려와 강정마을 강동균 회장을 찾아 해군기지 건설을 막기 위해 노력했던 마을사람들의 아픈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나눈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분명 그 때는 교수신분이었습니다. 저는 조국 장관의 인간적인 모습을 봤을 때 자식문제에서의 지금의 불신은 같은 부모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강정주민이 보내준 사진을 보여주는 홍명환 의원. 제주대 총학생회장 때 ‘4.3, 4.19 집회시위 주도자’로 구속되기도 했으며 그 전에는 제주 대표로 서울에서 당시 전대협 3기 회장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회의도 하고 소주잔도 함께 기울인 동기이다.

지난 2012년 강정마을 강동균 회장과 이야기 나누는 조국 교수ⓒ 홍명환 의원
지난 2012년 강정마을 강동균 회장과 이야기 나누는 조국 교수ⓒ 홍명환 의원

“그런 점에서, 말로는 친구라고 하면서 친구를 끌어내리려고 하는 원희룡 도지사가 인간적으로 이해가 안 됩니다. 친구라면 침묵을 하던지 싸잡아서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비인간적입니다.”

그가 원 지사와의 직접 대면하는 방법으로 택한 것이 긴급현안질의다.

“정치라는 것이 대화와 타협인데 행정사무조사특위에도 4번 불출석하고 지난 9월 18일에도 긴급현안질의를 통해 ‘전임도정 탓, 설거지론 반박’과 특히 정체성 없는 국제자유도시 정책 및 난개발 등 도민안중 없는 7개 정책문제점을 물었는데 원 지사는 불출석과 관련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담당 공무원을 참석시켰고 나는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책임 있는 도지사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지난달 18일 제주도의회 긴급질의모습.
지난달 18일 제주도의회 긴급질의모습.ⓒ 임효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 영리병원 공론화 관련해 긴급현안질의에서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중 국내자본이 우회투자논란을 쟁점화 시켜 결국 영리병원 무산시키는데 방아쇠 역할을 했다.
  
“도민을 위한 약속을 저버리고 개인의 정치적인 출세, 중앙정치만을 생각해 콩밭에 정신이 팔린 것 같습니다. 지금 TV출연, 유튜브에 쏟는 열정의 절반만이라도 도정에 전념했다면 상당부분 개선되었을 것입니다. 특히 지난 2016년 원 지사가 제주도의 ‘제주미래비전’이라는 정책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그것대로만 해도 원 지사는 환경도지사로 역대에 남을 것인데 하지 않습니다. (원 지사는)‘먼 미래의 것’이라며 ‘제도화도 안 된다’고 말합니다. 정말 답답합니다.”

제주의 대규모개발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규모 개발에 참여했던 14개 기업 중 에코랜드만 빼고 모두 적자인데 작년 한해에만 13개사의 순손실 금액이 2000억 정도가 됩니다. 특히 공개된 기업 중 골프 및 분양 숙박시설이 7개나 몰려있어 관광위주로 과잉공급된 것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 국제자유도시 계획의 대규모 방향전환이 절실합니다. 모라토리엄선언을 통해 대규모 관광개발에 대한 중지 및 중단선언을 할 때입니다.”

그는 국내자본 우회투자 증거자료를 제시해 결국 영리병원 무산시키는데 방아쇠 역할을 했다.
그는 국내자본 우회투자 증거자료를 제시해 결국 영리병원 무산시키는데 방아쇠 역할을 했다.

그가 난개발을 막는 이유가 또하나있다.

“제주대 양용찬 동기가 서귀포에서 나라사랑청년회 민주화 청년단체를 했는데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이 ‘홍콩과 하와이로 개발하자’며 통과될 때 반대투쟁을 하다 분신자살을 했습니다. 그 당시 대자본이 들어와서 중문관광단지 등이 대기업에게 넘어가면서 지역민들은 지켜만 봤었는데 ‘도민주체개발운동을 하자’며 우리도민을 소외시킨다는 비판의식을 갖고 강력하게 저항했던 그 친구가 제 마음 속에 뿌리깊이 박혀 있습니다.”

제주도는 실제로 살아보면 안다. 방향성을 잃고 공중에 떠있는 느낌이라는 것을.

“제주도민 여러분, 제주의 미래를 도청과 도의에만 위임해서 맡겨주지 마시고 관심 갖고 언제든지 목소리를 내어 주세요. 도민의 뜻을 받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아픔이 많아서 삼키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자기 목소리를 낼 때 더 나아지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는 5일, 그대로가아름다워팀과 도민행동이 제주시청에서 "필요어수다 양!"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는 5일, 그대로가아름다워팀과 도민행동이 제주시청에서 "필요어수다 양!"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4.3항쟁의 아픔을 겪은 제주도민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그다.
4.3항쟁의 아픔을 겪은 제주도민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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