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귀 해안가 찾은 초·중·고생 30명
해양쓰레기 주으며 바다정화활동
“깨끗한 바다위해 어른들 더 노력”

 

제주인의 삶의 터전인 제주바다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미래세대에 청정한 바다를 물려주기 위해 제주매일과 제주바당은 ‘1학교 1바다 가꾸지 바다정화체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일은 ‘보물섬 교육공동체 방과후문화학교’에 참여하는 도내 초중고생 30여명이 애월읍 하귀리 해안 일원을 찾아 바다정화활동을 벌였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생까지 모두 제 시간에 집결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도교사의 안내에 따라 참가자 모두 조끼를 착용하고 집게를 건네받았고 주의사항을 들은 후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해안은 초입부터 페트병과 비닐, 담배꽁초 등 각종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고 대부분이 어른들이 버린 쓰레기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어른들이 버린 쓰레기를 아이들이 치우는 모습에서 기자도 성인의 한 사람으로서 민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생들은 2인 1조가 돼 쓰레기를 포대자루에 담기 시작했고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눈에 띄게 해안이 깨끗해졌다. 

이날 체험활동에 참여한 신성여중 정재이(14)학생은 “텔레비전 화면에는 제주바다가 늘 아름답게만 비춰진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이 늘 안타까웠다. 그래서 바다정화활동에 한번쯤 참여해보고 싶었는데 막상 오늘 와보니 생각한 것보다 심각하다”며 “앞으로 우리세대가 살아갈 터전인데 어른들이 깨끗한 바다를 위해 좀 더 노력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한라초등학교 3학년 이도현(10)군과 신산초등학교 3학년 강이안(10)군은 한짝이 돼 열심히 쓰레기를 주웠고 커다란 포대자루 2개를 금방 채웠다. 이들은 “쓰레기 주울 때는 무겁고 힘들었는데 다 줍고 나니 정말 자랑스럽고 즐겁다”며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이도현 군은 “여름에 물놀이를 가다보면 쓰레기를 쉽게 볼 수 있어 보기가 안 좋다. 오늘 쓰레기를 줍다보니 앞으로는 재활용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이안 군은 “앞으로는 물건을 많이 사지 않을래요. 어차피 다 쓰레기를 남기게 되니깐 꼭 필요한 물건만 살 거에요”라며 무분별한 소비가 낳은 쓰레기대란을 지적하기도 했다. 

정화활동을 마치면서 모두들 깨끗해진 바다를 바라보며 뿌듯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들의 미소를 보니, 비록 또 다시 해양쓰레기로 해안이 다시 더렵혀질지 몰라도 적어도 이들 세대가 살아갈 내일의 제주는 자연환경에 대해 좀 더 성숙한 시민의식이 자리 잡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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