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맣게 그을린 얼굴, 초록색 조끼의 세 남자들이 용담 바다를 활보한다. 갯바위를 넘나들며 쓰레기를 담다보면 하루의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 쯤 수거한 해양쓰레기 마대가 해안도로를 따라 길게 띠를 이룬다. 바로 청정 제주바다 지킴이의 하루 이야기이다.

올해에는 유달리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이 많았다. 태풍의 길목에 자리 잡은 제주는 각종 시설물과 농작물 피해이외에도 태풍이 몰고 온 해양쓰레기가 큰 문제였다. 거친 파도에 떠밀려 온 해조류 감태가 해안가를 온통 뒤덮으면서 푸른빛의 제주 바다는 쓰레기로 도배되었다. 군 장병들의 땀방울에도 환경정화활동을 통한 구원의 손길에도 잠깐 뒤돌아서는 순간 해양쓰레기는 다시금 바다로 흘러 들어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해양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해안변을 상시 관리하는 청정 제주바다지킴이 제도를 전국 최초로 시행하였다. 지난 1월부터 선발된 152명의 바다지킴이는 오늘도 바다를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중간 집하 후, 재활용 선별을 하는 등 청정 제주바다 수호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의 쓰레기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제주의 한 조사에 따르면 육상으로부터 버려진 해양쓰레기는 57%로 바다에서 밀려온 쓰레기보다 육상에서 버려진 쓰레기가 더 많다고 한다. 결국에는 해양쓰레기도 몰래 버린 사람들의 의식이 큰 문제이다. 더욱이 청정 제주 바다지킴이의 노력도 다음달 11월 중순부로 막을 내리는 마당에 청정 제주 바다의 이미지에 먹구름이 드리울지 심히 염려스럽다.

청정 제주바다 지킴이의 확대 운영으로 연간 제주를 찾는 1500만명의 관광객들에게 깨끗한 제주바다를 보여줄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었지만 결국 제주를 지키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내가 버린 쓰레기는 결국 나에게로 돌아온다. 우리 모두가 제주바다를 지키는 파수꾼이 될 수 있도록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그런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제주 바다를 수호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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