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주인공 알라딘이 된 것 같아요”
지난 8일 제주시 조천읍에 소재한 제주다문화교육센터에서 체험활동에 참여한 어린이가 우즈베키스탄 전통복장을 입어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다문화교육센터에는 제주시 S어린이집 원생 20여명이 방문했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나라 ‘우즈베키스탄’에 대해 알아보고 전 세계 여러 나라의 놀이와 전통의상을 착용해보는 등 다양한 문화를 경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소개는 결혼이민자 강유란(우즈베키스탄 이름은 굴노자)씨의 강의로 진행됐다. 강유란 씨는 10년 전 결혼과 동시에 제주에 정착해 살기 시작했고 여러 해에 걸쳐 어린이집과 학교 등지에서 다문화 관련 강의를 하고 있는 베테랑 강사 중 한명이다. 그녀는 어린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흥미로운 물건들을 보여주며 시선을 끌었다. 또 아이들이 쉽게 답할 수 있는 한국 이야기에 우크라이나 이야기를 단적으로 비교하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전통의상 체험 시간에는 서로 옷을 입어보겠다며 손을 번쩍 들어 오매불망 선생님의 선택을 기다렸다. 두 명의 남녀 친구들이 무대 위에 올라왔고 화려한 무늬의 전통의상 '아드라스'와 반짝이는 금사로 수놓은 외투 '초폰'을 입어보자 모두들 “와~”하며 감탄을 자아냈다. '초폰'을 입고 전통모자 '돕프'까지 착용한 남학생은 자신이 마치 알라딘이 된 것 같다며 무척 들뜬 모습이었다. 

강사는 수업 말미에 몇 가지 그림을 보여주며 무엇이 보이냐고 아이들에게 물었다. 하나의 캔버스에 여러 가지 이미지가 혼재된 그림을 보자 아이들은 제각기 다른 답을 내놓았다. 강사는 아이들의 답을 모두 칭찬하며 “같은 사진일지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뿐 틀린 답은 하나도 없다. 사람도 생긴 것이 다르다고 해서 틀렸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장미꽃, 개나리꽃, 진달래꽃 이름은 다르지만 이들 모두 꽃이다. 생김새가 다른 친구도 모두 우리의 친구라고 생각하고 안아줘야 한다”며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2부에서는 전 세계의 다양한 전통놀이와 의상을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각 나라별로 개성 넘치는 의상을 입어보며 서로 다름을 인식하고 수용하는 법을 몸으로 익혔다. 이날 참여한 한 여학생은 “엄마가 베트남사람인데 엄마가 어릴 때 했던 놀이를 해보고 옷도 입어보니 신기하다”며 자신과 달리 낯선 땅에서 성장한 엄마를 좀 더 이해하는 시간이 됐다. 

이날 참가한 어린이집 교사에 따르면 “한 반에 15명 정도의 학생들 중 3~4명이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고 최근 들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어린 나이라 서로 어울리는데 전혀 문제가 없지만 다문화가정을 특정 집단으로 구분 짓는 것이 오히려 상처를 주는 것 같다”며 “평범한 눈빛으로 이들을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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