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강사활동...네팔문화알리기
미래의 꿈은 경찰...세대차이 비롯해
고부갈등 제주살이서 풀어야할 숙제

지난 12일 제주시내에서 네팔 출신의 제주살이 7년차인 라마다나 마야씨(제주시 한림읍 거주)를 만났다.

마야씨는 현재 3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 결혼 이민자들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열성파다.

그는 다문화와 관련된 일, 특히 결혼 이민자들이 어려움에 처하면 밤이든 낮이든 도와주려 간다도움을 줬다고 댓가를 받은 적은 없다. 말 그대로 자원봉사다. 네팔에 있을 때부터 남을 도와주는 일을 너무 좋아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가면 행복해 질 수 있다는 말에 선뜻 한국행을 선택한 그의 결혼생활은 처음부터 순탄치만은 않았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아는 것도 없고 외로워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 근처 바닷가에서 하루종일 울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 적도 있었다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7년전 갑작스런 결혼으로 한국으로 오게 된 그는 한국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는 한국어도, 한국 문화도, 심지어 남편 호칭조차도 몰랐다. 말은 여기와서 배웠다면서 처음에는 남편과 소통이 안돼 속상했다. 이 때문에 싸운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제주살이에는 만족하는 모양이다.

그는 한국생활에 대한 생각이 처음과 비슷한가라는 질문에 너무 달라졌다면서 언어문제로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 처음에는 속상했지만 지금은 여기저기 다니면서 여러 나라 친구들도 만나고 음식과 문화를 접할 수 있어 좋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현재 다문화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다문화센터에서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후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다문화 강사 일을 한지 3년 정도가 됐다. 도내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를 방문해 네팔문화를 알리는 일이다. 강의를 하다보면 아이들과 교사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때가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제주도에는 네팔 강사가 없다. 내가 처음이다는 그의 말에서 자긍심이 느껴졌다.

그는 이뿐만 아니라 결혼을 통해 한국에 왔지만 제대로 적응을 못해 어려워 하는 이들을 돕는 일도 하고 있다. 하루종일 정신없이 바쁘게 일을 하는 그에게 한가지 아쉬운 게 있단다.

바로 운전면허증이 없다는 것. 그는 운전을 할 수 없으니 기동성이 많이 떨어진다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텐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한 물음에 경찰에 되고 싶다는 말로 응수했다. 그는 건강상의 문제로 도중에 그만두기는 했지만 네팔에 있을 때 1년간 경찰생활을 했었다.

그는 한국사람도 경찰이 되기가 쉽지 않은데 우리는 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그래도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통역 일을 하고 있으니 이와 관련된 특별채용 같은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으면 너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처음에는 언어문제 때문에 한국에서의 봉사활동은 그저 꿈이었다면서 하지만 말만 통하면 이 정도는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생각으로 노력했고 지금은 복지관을 통해 한 달에 한, 두 번 할아버지, 할머니 상대로 봉사활동을 나간다고 전했다.

그가 이렇게 바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친언니의 도움이 컸다. 그는 아침에 아이들을 먼저 챙긴다. 언니가 도와준다. 언니가 없을 때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해냈지만 그래도 언니가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의지할 때가 있는 것이 그가 제주살이를 이어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그는 알고 지내는 친구며 언니들이 많다면서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언니로 통한다고 귀뜸했다.

그는 제주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 부부의 나이차가 보통 10년은 기본이다. 주변에선 나이차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세대차이를 느끼기 때문에 소통의 문제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말다툼, 심할 경우 이혼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차이로 인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봐 사회생활도 허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런 점에선 내 남편은 최고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남편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해라며 나를 이해해 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라며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생활 한다고 집안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이런 모습에 나를 믿어 주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똑소리 나는그도 고부갈등은 피할 수 없었다. 마음은 그게 아닌데 서로에게 상처되는 말로 아픔을 줬다. 그는 이 문제로 이혼 위기까지 갔었다면서 하지만 시어머니와 대화를 통해 엉킨 실타래를 잘 풀어냈고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언어문제, 나이 차로 인한 소통 문제, 고부갈등은 제주살이를 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문제들이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제주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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