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賞)이 권위를 잃으면 개선돼야 한다. 개선될 수 없으면 차라리 없애는 것이 낫다. 제주도 문화상도 예외가 아니다.

상의 권위는 그렇게 만들어 나감으로써 가능하다. 규모, 타당성, 절차 그리고 상을 받는 사람들의 느낌까지 포함하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오로지 상을 준다는 것과 받는 것에만 집착하다 보면 상은 권위를 잃게 되고, 개운치 않은 시상의 잡음까지 남기게 된다.

제주도 문화상은 우리 고장의 ‘문화향상과 학문 예술 및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있는 자’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그 동안 제주도 문화상이 해당자의 공(功)을 권장하고, 해당분야의 발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어 왔음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까지 수상한 인사들의 공적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상 때마다 ‘나눠먹기식’이라는 냉소적 비판이 있어 왔음도 우리는 외면하지 못한다. 대상자의 공적에 대한 평가는 둘째치고, 심사위원들의 구성에서부터 말들이 많았다.

상이란 받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어야 한다. 상 자체만을 놓고 볼 때 ‘주어지는 것’과 ‘받는 것’중 전자에 비중을 둬야 한다. 수상자를 엄중히 가려내야 한다는 당위성도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제주도 문화상은 그 점에서 문제가 있다. ‘추천제’에 얽매여 수상자를 제대로 발굴하지 못했다. 단체에서의 추천이라는 것이 공적을 정확히 따지기보다는 인정에 따를 수밖에 없게 되고, 그것이 바로 ‘나눠먹기식’이라는 비난을 듣는 원인이다. 이 점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제주도 문화상은 상으로서 의미가 없다. 떳떳한 절차에 따라 떳떳이 받을 사람이 수상할 수 있을 때 상의 의미는 빛나고, 상의 권위는 정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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