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기본계획 수립과 실태조사를 통해 지역 다문화가정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구좌 세화어린이집에서 실시한 다문화가족자녀 언어발달지원 교육 모습
제주도는 기본계획 수립과 실태조사를 통해 지역 다문화가정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구좌 세화어린이집에서 실시한 다문화가족자녀 언어발달지원 교육 모습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로워지지 않는다’는 손자병법에서 가장 유명한 격언인데, 이러한 이치는 정책을 수립하는 데도 다를 것이 없다. 즉 정책수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의 대상이 되는 사람 혹은 지역에 대한 파악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정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및 다문화가족 지원 기본계획’ 수립은 귀감이 될 만 하다.

 본 기사에서는 제주도가 지역 다문화가족에 대한 정책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조사 및 계획 수립을 알아보고, 이에 따른 제주지역 다문화가족의 실태에 대해 살펴본다.

 

▲조례 수립을 통한 ‘다문화가족 지원 기본계획’ 수립

 제주특별자치도는 다문화가정의 비중이 높은 지역인 만큼 지원방안 마련과 그 근거 수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명확한 근거 마련을 위해 제주도는 다문화가족지원조례를 통해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조례는 제주도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7곳(경남교육청, 경북교육청, 광주광역시교육청, 충남 당진시, 충북 충주시, 충북 증평군, 부산 금정구)에 불과하다. 더불어 제주도 조례에는 3년마다 실태조사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 5개 지자체만 규정하고 있다. 기본계획 수립과 실태조사를 모두 실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조례는 제주도가 유일하다.

 이처럼 탄탄한 근거규정을 바탕으로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기본계획을 수립해 지난 6월 발표했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조사된 기본계획 및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정책 수립을 위한 거의 모든 정보가 세세하게 조사돼 있다. 제주지역 다문화가정 현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중요한 부분들을 소개한다.
 

▲제주지역의 다문화가정 규모

 조사에 따르면 제주지역 다문화가정의 규모는 총 인구 64만여명의 4.0%에 해당하는 2만5646명으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 비중인 3.6%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충남(4.8%), 경기(4.7%), 서울(4.2%)에 이은 4번째에 해당한다.

 다문화가정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례 외국인주민 자녀의 증가폭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제주지역은 2010년 외국인주민 자녀가 1290명에 불과했으나, 2017년에는 3525명으로 2.7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는 1.74배 증가에 그쳤다.

 다문화가족 학생 규모도 급증해 2018년 4월 기준으로 초·중·고등학교 전체 1760명으로 집계됐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다문화가정, 그리고 다문화가정의 자녀를 위한 정책 수립이 시급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조사결과다.

 

▲교육 여건 마련이 필요

 설문조사를 통한 ‘자녀양육에 있어서 어려운 점’을 살펴보면 가장 어려운 부분이 ‘숙제나 학습지도’로 나타났다(1순위의 33.3%), 이어 ‘경제적 어려움’(15.2%), ‘자녀와의 언어소통’(12.4%) 등이 뒤를 이었다. 

 자녀들에 비해 한국 문화가 더 낯설 수 있는 이주민 부모들을 위한 언어교육, 그리고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가정학습을 보조·대체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조사를 통한 정책수립으로 효율·효과 극대화를 꾀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간략히 살펴본 바와 같이 세심한 실태조사를 통해 제주지역 내 다문화가정, 나아가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성장과 교육을 위한 정책마련을 위해 힘쓰고 있다. 지속적인 실태조사와 계획 수립으로 경쟁력 있는 제주지역 자체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을 기대해 본다.

 다음 기획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이러한 조사를 바탕으로 어떤 종류의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