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양수
신양수

 제주도 경작지 중 34%는 감귤원이고 농업조수입의 41%를 감귤이 차지하고 있다. 농자재 판매업과 운송업, 일자리 창출, 월동채소 등 다른 작목과의 완충 역할, 환경 보전 등 공익적 기능을 맡는 감귤이 제주도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작목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도민은 없을 것이다. 

 몇 년간 소득이 안정되었던 노지감귤은 지난 해 출하 초기에 가격이 급락했다. 낮은 품질, 경쟁 과일 증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부진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노지감귤 값 침체는 한라봉 등 만감류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업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2월부터 감귤원 간벌을 시작한다. 간벌은 빽빽이 심겨 있는 나무를 적당한 간격으로 솎아내는 작업이다. 60~70년대에 심었던 감귤 나무가 지나치게 생장하여 생산성과 감귤의 품질이 떨어지자 이를 개선하기 위해 80년대 말부터 시행하였다. 그러나 첫 시행 후 30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감귤원의 감귤 나무는 여전히 밀식되어 있어 농작업을 불편하게 하고 품질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맛’ 품질에 따라 감귤 가격은 10배씩 차이가 난다. 즉 승부의 답은 감귤의 맛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간벌이 감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라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 결과가 증명하고 있다. 간벌을 하면 잎사귀가 햇빛을 쬐는 면적이 넓어져 광합성이 효율적으로 일어나서 해거리가 방지된다. 또한 병해충이 감소하고 각종 농작업이 편리해 진다. 
간벌을 하지 않은 감귤원의 감귤에 비해 간벌을 한 감귤원의 감귤은 당도가 1브릭스 이상 상승한다. 그리고 다공질필름 피복의 효과가 극대화 된다. 맛좋은 감귤 생산에 있어 필수 요소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감귤박람회 감귤품평회에서 입상한 20농가는 농업기술원 등 지도기관에서 제시한 기본적인 기술 실천에 충실하였으며 특히 모두 필수적으로 간벌을 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올해 제주특별자치도는 감귤의 질적 성장을 위한 원지정비 및 타이벡 지원 사업 등을 비롯해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간벌은 150㏊를 목표로 1ha당 2백만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타이벡 지원 사업은 간벌 여부 등 포장 여건을 고려해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오는 1월 31일, 올해의 간벌을 시작하는 행사가 남원읍에서 열린다. 고품질 감귤 생산의 기본이 되는 간벌 150㏊를 훌쩍 뛰어넘는 1,500㏊에서 기계톱과 파쇄기 소리가 들릴 정도로 많이 신청하면 어떨까? '간벌 예산이 부족하다'라고 도청 앞에서 시위하며 감귤을 살리고자 하는 농가의 의지를 언론에서 접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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