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정 한라도서관
강은정 한라도서관

지난해 12월, 서울의 대표도서관인 서울도서관에 방문했다. ‘어떤 이용자들이 주로 도서관을 찾을까?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은 어떤 자료를 볼까?’ 궁금해 하며 찬찬히 그들 사이사이를 걸었다. 역시 서울도서관 자료실은 빈자리 없이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몇 년 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어르신들이 많이 보인다는 점이었다.

최근 한라도서관을 포함한 많은 도서관에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많아지고 있다. 2026년에는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고 한다고 하니, 어쩌면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른다. 또한 과거에 비해 어르신들의 신체가 건강해지고, 학력이 높아졌으며 노후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서 사회 참여나 자기개발 활동 등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어르신들은 주로 신문 구독, 도서 대출, 프로그램 참여 등을 이유로 도서관을 이용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단순한 정보 획득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기개발은 물론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서관의 기능을 확대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어르신들을 위한, 혹은 전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맞춤형 장서개발, 독서동아리 활동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한라도서관에서는 올해 어르신들과 함께 ‘제주어 이야기 할머니’ 양성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어르신들만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여 어르신들에게는 자기개발의 기회를, 다른 세대에게는 제주 문화와 역사,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노인 한 명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라는 아프리카 격언처럼 어르신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 자산과 제주 고유 전통문화의 가치는 그만큼 크다. 초고령사회에서 어르신들이 가진 경험과 지식은 도서관을 변화시킬 것이고, 시대변화와 이용자요구에 맞춰 도서관도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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