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철한국감귤전문지도연구회 회장
송상철한국감귤전문지도연구회 회장

해마다 노지감귤 출하가 시작되는 10월이 되면 초기 감귤 시장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제주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운다. 일반 조생감귤 출하에 앞서 출하되는 극조생감귤 품질과 출하가격 형성이 그해 감귤시세에 영향을 많이 주기 때문이다. 2019년산의 경우도 극조생감귤에 대한 소비자 평가가 일반조생의 가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제주지역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감귤산업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3만 감귤재배 농업인뿐만 아니라 제주지역 전체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해 감귤의 첫 이미지를 결정짓는 극조생감귤은 1970년대에 감귤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분산 출하를 통한 감귤 가격지지를 위해 도입되기 시작해 도 전체 감귤 재배면적의 15%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극조생 품종은 조생감귤보다 수확시기가 빠른 계통을 일컫는데 나무 크기가 작고 나무 자라는 힘이 약하다. 단위면적당 생산량도 조생감귤의 80~90% 수준이며, 생육기간이 짧기 때문에 당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고, 9월 기상여건에 따라 착색과 품질이 좌우되며, 출하시기에 기온이 높아 부패가 많고 저장력도 낮다.
  최근 선호도가 높은 극조생 품종 중 유라계통의 특성은 당도가 높은 장점이 있지만 산함량이 높고, 매년 열매가 달리려고 하는 습성 때문에 작은 열매가 많아 나무 수세가 약해지고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는 단점이 있어 품종 선택 시 고려할 사항이다.
  특히, 극조생감귤 출하 초기에는 높은 가격이 형성되지만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시기에 물량이 집중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30~40년 전에 심어진 산천3호와 암기 같은 오래된 품종과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심어진 일남1호 품종은 극조생 감귤의 품질 저하에 주요인이 되고 있는데 이러한 극조생감귤의 품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우량 품종으로 갱신하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일반조생에서 극조생으로 품종을 전환하거나 새롭게 극조생 감귤원을 조성하다면 재배면적 조절 실패로 몇 년 후 유통 및 가격형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농업인들은 감귤 품종을 바꿔 심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감귤 품질을 결정하는 요인이 우량 품종 선택뿐만 아니라, 품종 특성에 맞는 고품질 재배기술 실천, 출하조절, 차별화된 유통?마케팅 기법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므로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품종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오래전 가전제품 광고 문구에서 감귤산업을 안정화하고 농업인들의 소득을 높이는 선택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유행을 쫓아가는 품종선택이 아닌 시기별 분산 출하와 노동력 안배를 위한 다양한 품종 선택, 지역과 품종특성에 맞는 재배기술 실천을 통해 제주 감귤농가들의 신명나는 가을, 풍년이 되어도 함박웃음이 가득할 날을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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