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환경단체들이 골프장 감시에 나섰다. 골프장 건설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골프장은 토지 소모성 시설이다. 18홀의 골프장을 만들려면 줄잡아 30만평의 땅이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의 입지적 조건 등 환경에 미칠 영향을 엄밀히 따져야 한다.

우리 고장의 골프장은 대부분 곶자왈을 포함하여 중산간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중산간은 우리가 보존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지하수의 근원이며, 다양한 식생이 분포되어 있는 천혜의 자원이다. 따라서 중산간의 훼손은 제주 자연의 황폐를 의미한다.

골프장은 언뜻 보아 정결하여 보기가 좋다. 탁 트이게 넓은 잔디와 잘 가꾸어진 수목들이 연출해내는 외관은 암석과 잡목이 뒤섞인 자연 그대로의 악산보다 나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잘 꾸며진 외관일 뿐, 산업시설에 못지 않은 환경 오염원이 될 수 있는 게 바로 골프장이다. 보수력이 약해 식수원이 줄고, 산림의 훼손으로 산소 제조 기능 또한 낮다. 농약으로 주변 농경지와 식수원을 오염시킬 우려가 있다.

더욱 두려운 것은 자연의 순리를 역행한 생태계의 파괴로 그 피해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인간의 짧은 지혜로는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환경영향 평가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으로 환경피해를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문가의 오만이다.

현재 우리 고장에서 운영중이거나 개발 승인에 따라 건설을 추진중인 골프장은 모두 36군데라고 한다. 우리의 좁은 땅덩어리 안에 어찌 그것이 가능했는지도 차제에 따져봐야 한다. 도내 임야면적의 5%라는 기준을 전체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도 검토해야 한다. 모든 것을 개발 논리로 생각하면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은 남아 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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