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도농업기술원 총무과
김형준 도농업기술원 총무과

1차 산업인 경우 FTA?기후변화?농촌고령화 등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능동적으로 해쳐나가기 위해서는 제주도의 지주 산업인 감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어느 때 보다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감귤원에는 비상품 감귤을 따서 땅위에 그대로 방치함으로써 썩은 물질이 서서히 땅속으로 침투되어 오염시키기도 한다. 또한 기온이 높아지는 4월말쯤 초파리 집단 발생으로 인한 살충제 살포로 다른 곤충류를 비롯한 좋은 미생물들이 죽게 된다. 따라서 그대로 버려지는 감귤박에 대하여 효율적인 처리방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2005년 제주도의 어느 개인연구소에서 감귤박을 가지고 감귤 한지와 종이를 만들었는데 다른 종류의 전통한지보다도 항균성이 무려 98% 이상 되는 물질이 포함된 것을 밝혔으며, 또한 섬유를 만들어 감귤한지 패션쇼를 개최하는 등 한지문화의 우수성 홍보에도 한몫을 한바가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한지는 닥나무의 껍질을 원료로 만들어서 ‘조선종이’라고도 했다. 한지는 천연재료이기 때문에 자연이 가지는 질감과 질긴 성격으로 보존기간이 양지(목재펄프) 200년에 비해 1,000년 이상 보존된다. 양지는 산성인데 반하여 한지는 중성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물관에서는 자료를 보존하기 위해서 전통한지를 이용하고 있다.
  최근 한지를 이용하여 과수의 포장용지, 항균지·기저귀·반창고 등 의료용, 필터지 등 기계부품용, 섬유의류용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어지고 있다. 또한 반도체·인공피부 등의 응용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개발 중에 있다고 한다. 과거 제주도에도 종이나무인 닥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 붙여진 지명으로 한경면 저지리(楮旨理; 닥모로)와 남원읍 신례리 북서지역인 닥낭벵듸(楮木坪岱)가 있었으며 그리고 닥나무를 제조하였던 곳으로 신례천 중부의 ‘한지또’와 효돈천 하류지역인 ‘한지네쿰’이라는 옛 지명도 있다. 따라서 우리지역에서도 닥나무 단지를 조성하는 등 대체작목으로 육성하고 감귤가공 처리 후 남은 감귤박과 닥나무를 이용하여 감귤 한지와 포장지를 생산한다면 부가가치 창출로 일자리 확충과 농가소득사업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사업으로 자리 메김이 가능하다고 확신해 본다. 이를 위해 거시적인 안목에서 기존 종이생산업체?감귤생산자단체?감귤농가?행정기관 상호간에 실질적인 논의와 협업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현실적인 실행방안들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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