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범   제주도 자치행정과
김충범 제주도 자치행정과

어릴 적 기억이다. 누나들은 나와 말다툼을 벌이다가도 전화만 오면 한순간에 사람이 달라지곤 했다. 친절교육에서 배웠던 ‘솔’톤의 그 목소리. 그때는 그 목소리의 이중성에 치를 떨었더랬다.

그 시절의 모든 기억이 아름답게만 느껴지는 나이가 된 지금, 가끔은 그 ‘솔’톤의 목소리가 그립다. 특히나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세상과의 거리두기가 필요할 때는 더욱 그렇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세상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시시콜콜한 맛집 이야기부터 코로나19로 세상이 변해가는 흐름까지. 그러기 위해 여기 제주 120만덕콜센터가 있다.

하루 1,300여통, 일년 46만여건의 상담문의가 들어오는 그 곳. 각종 민원서류 신청부터 여권 발급, 지방세 납부, 대중교통 노선 안내, 상하수도 민원, 생활불편 신고 등에 이르기까지. 이제 120은 우리의 실생활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숫자가 됐다.

2011년 7월에 설치되어 어느덧 9년째. 제주 120만덕콜센터는 제주를 대표하는 얼굴이자 제주의 첫 번째 안내자로 자리매김했다. 자세하고 쉬운 설명으로 실생활 정보를 제공하고, 우리의 목소리는 도정에 전달하여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한다.

그 곳에 35명의 상담사가 있다. 모두가 누군가의 딸이자 아들이며, 제주의 사람이다. 계속 울리는 벨소리를 BGM 삼아 살아가는 그들에게 부디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자. 꼭 ‘솔’톤일 필요는 없다. 저음일지언정 부드럽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주는 착한 센스가 필요하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봄은 왔건만 봄 같지 않다. 봄이 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35명의 상담사들에게, 방역을 위해 힘쓰고 있는 이들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당신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응원을 보내보자.

자, 모두 함께 ‘#힘내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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