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바다를 헤치며 근면·자립의 삶을 살아왔던 제주 해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18일 북제주군에 따르면 지난 1994년 6137명에 달하던 해녀들이 2003년 조사결과 5511명으로 급감, 1년에 약 60여명의 해녀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별 분석 결과 60세 이상 해녀들이 전체 해녀수의 60%를 차지, 지난 1994년 35% 와 비교해 볼 때 해녀들의 고령화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또 36명이던 20대이상 해녀들도 현재 단 2명에 불과해 사실상 이렇다할 벌이가 없는 노인들만이 해녀의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해녀수가 줄고 있는 것은 소라, 전복 등의 자원 고갈로 인한 소득감소와 각종 질병 등 조업환경의 악화와 산업화 및 도시화에 따른 젊은 세대의 잠수조업 기피 현상이 서로 맞물리면서 해녀수의 감소를 불러오고 있다.

실제로 조사결과 해녀들이 높은 수압과 산소 결핍 상태에서의 반복 조업으로 만성 두통, 난청, 고령화에 따른 신경통, 이명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 평균 소득은 375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군은 이에 따라 잠수탈의장 시설확충 및 보강, 잠수복 지원, 잠수질병진료비 지원, 최우수잠수상 시상 등 다각적인 해녀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해녀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북군 관계자는 "옛날에는 해녀 한명이 집안식구 전체를 먹여 살렸지만 이제 해녀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면서 "억지로 해녀를 시키지 않는 한 해녀수의 감소를 막을 길은 없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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