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철 제주연구원 연구위원
한승철 제주연구원 연구위원

코로나19사태 이후 사업체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매출감소이다. 제주지역 소상공인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매출감소 정도는 40~60% 미만 감소(29.3%)가 가장 많았고, 60~80% 미만 감소(21.2%), 20~40% 미만 감소(19.3%) 순으로 나타났다. 어쩌면 이러한 조사는 무의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불가피한 상황이니만큼 매출감소는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이른바 큐코노미(Qconomy, 격리경제 : 격리 또는 봉쇄 라는 뜻의 Quarantine의 앞글자 Q와 경제 Economy 와의 조어) 현상’이라고도 한다. 어떤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매출감소와 같은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빗대는 듯하다.

하지만 인간의 삶에서는 어떠한 순간에도 소비는 계속된다. 소비자가 판매원의 안내를 받고 싶지 않는 소비자가 늘면서 언택트기술(인간적 접촉을 대신하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Iot 기술 등의 총합)과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마지막 1마일이 서비스의 품질을 결정하고 소비자들의 최종 만족도에 영향을 끼친다는 의미에서 ‘라스트 이코노미’가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소비트렌드는 코로나19이후 정점을 찍고 있는 듯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주문 등 비대면 소비가 뉴노멀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온라인 유통에 따른 택배물량이 폭주하여 택배종사자의 과노동이 사회문제화될 정도이다.

이와 같이 뉴노멀 온라인 소비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제주지역 소상공인 매출감소의 문제를 어쩔 수 없는 상황 탓으로만 치부할 때는 결코 아니다. 과연 4차산업혁명시대에 IT기술을 접목한 신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이 제대로 발굴되고 추진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골목상권 상품 앱을 제작하고 가동시키고 있는지. 그래서 누구나 온라인으로 제주제품을 검색하고, 구매주문을 낼 수 있는지. 이에 따른 택배비 부담 해소정책은 있는지 등등. 물론 관에서 온라인시스템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관심과 지원은 필요하다. 선도적인 소상공인 중에는 중소벤처기업부 등의 R&D를 따서 홈쇼핑을 구축하는 사례도 있다.

제주지역에 신유통 활성화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던 바를 소개해본다. 첫째 온라인쇼핑몰을 넘어서, 소셜커머스, 배달음식주문, 택시호출, 부동산정보제공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서의 온디맨드 (수요자가 원하는 물품이나 서비스를 바로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으므로 모바일유통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대형 온라인 플랫폼 입점 등에 필요한 정보 제공 및 비용 지원 등이 그 예이다. 둘째, 신유통 및 신기술분야 관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지역스타트업을 통해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정례적으로 제주특산품 신유통 모델 공모대회를 개최하여 구현하는 사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온라인 보더프리(Border free)쇼핑은 세계 유통의 중요한 한 축으로서 유통의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넷째, 새로운 유통환경 및 기술발전에 대응하여 소비자행동 분석가, 상품기획전문가 등 고급인력을 육성해야 한다.
어쨌든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제주제품의 신유통 활성화는 제주지역 소상공인 사업체의 매출감소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 중의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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