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1년 만에 재개됐던 비자림로 공사가 하루 만에 또다시 중단됐다. 반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논란을 무릅쓰고 강행했던 공사재개인 만큼 제주특별자치도가 향후 추진력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일단 공사를 중단하고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재협의를 진행한 후 공사 재개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지난 27일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 등의 반대단체가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도청 도시건설국장실에서 이어진 협의 끝에 나온 결정이다.

 정확한 공사 재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제주도가 29일 영산강유역환경청을 방문해 법정보호종 동식물 저감대책 관련 협의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져 빠르면 다음달부터 다시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만약 제2구간(제2대천교~세미교차로 1.36km)에 대한 법정보호종 생태조사가 진행될 경우 적어도 한 달 가량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계산된다.

 이번 공사재개를 놓고 환경단체는 격렬히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7일 공사재개와 동시에 도청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던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은 "비자림로에는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등 법정보호종들이 날아와 번식을 준비하고 있지만, 제주도는 이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벌목을 시작했다"며 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반면 해당 도로를 이용하는 찬성측 지역주민과 도정은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확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확고한 의지를 가진 도정이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공사재개를 이어가게 될지, 환경보호단체의 적극적인 반대가 궁극적으로 공사취소를 이끌어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총사업비 242억원을 투입해 대천교차로~금백조로 들머리까지 2.94km 구간을 도로 너비 22m로 확장하는 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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