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대한 우리의 성공적 대응이 코리아 브랜드 가치 상향으로 이어지면서 경제현장에서 생각지 못했던 ‘대박’이 터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재앙에 모범을 보인 우리의 대응이 K-방역과 K-바이오 열풍을 가져 온 것은 물론 한국산 제품에 대한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기회를 선물했다. “뜻하지 않은 국운이 열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위생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 세계는 우선 ‘방역 모범국’ 한국산 건강 관련 제품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데, 중국에서는 홍삼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날이 갈수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공기청정기와 소독제, 진단키트 등의 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의 수출 유망품목으로 떠올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올해 1분기 한국의 전체 수출은 부진했으나 청정가전과 의료용품, 의약품, 위생용품, 건강보건식품 등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청정가전의 경우, 1∼3월 공기청정기와 비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3배 급증했고 의류 건조기와 진공청소기, 정수기 등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로 소비자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TV와 냉장고도 많이 팔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내 가전제품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의료용품·의약품 수출은 진단키트가 67% 이상 증가한 것을 비롯, 의약품과 체온계가 50.5%, 혈압계가 20.1% 각각 늘었다. 위생용품의 경우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소독제 수출이 870.5%의 가파른 증가율을 나타냈고 손 세정제와 비누, 기타 세정제도 많게는 60% 이상 늘었다. 언제 이런 일이 있었을까. 건강과 면역에 대한 높은 관심 속에 비타민과 같은 건강보조식품도 상종가의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홍삼제품이나 비타민 등이 면역력 강화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건강보조식품의 수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늘었다.

미국에서는 화장지 품귀 현상으로 인해 대체재인 비데에 대한 관심이 컸다고 한다. 1분기 비데의 대미 수출액은 7만6천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000%나 증가했다. 국산 비데 제품이 미국의 화장실 문화 자체를 바꿔놓고 있다. 고령 인구가 많은 유럽연합은 한국산 가정용 의료용품이 인기를 끌었다. 혈압계와 체온계, 진단키트 수출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됐다.

K-푸드는 어떤가. 우리 라면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맛과 품질이 좋고 공급이 원활한 한국산 라면 류가 전 세계인의 비상식량이 돼 가면서 사재기 열풍까지 불고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약 2억 달러로 이는 전년 동기대비 35% 증가한 수치다. 수출국가도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로 넓혀졌다. 나라의 국격이 이리도 중요한 건지 미처 몰랐다는 게 수출입 현장의 목소리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좋아진 건 국제 무역환경만이 아니다. 국내적으로는 그렇게 노력해도 잡히지 않던 부동산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섰다. 터무니없는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정치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여기저기 비정상이었던 것들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는 분명 비극적이고 참혹한 것이지만 이런 ‘망외(望外)’의 소득을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다. 어둠속의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천만다행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경제 전문가들은 하반기 이후 주요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세계경기가 회복될 경우 유망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가는 국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이와 같은 추세에 맞춰 분야별 전략을 재점검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면 우리는 또 다른 한강의 기적, ‘코로나의 역설’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힘든 시기지만, 우리 모두 내일의 희망을 갖고 좋아질 앞날을 설계해보자. 운수대통(運數大通)의 국운이 지금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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