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수돗물평가위원
강정원 수돗물평가위원

 2019년 한해와 지금, 제주도 수돗물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나는 건축을 하는 건축사다. 처음 수돗물 평가위원으로 위촉되었을 때 건축과 수돗물평가가 무슨 연관이 있을까를 자문해보았지만, 나의 역할은 건축의 전문성에 있지 않고, 도민으로서 수돗물의 수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신뢰할 수 있는 자료인지를 확인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우리가 먹는 수돗물은 정수장에서 정수된물이 관로를 통해 각지역 배수지로 보내지고 배수지에서 배수관로를 통해 각 가정으로 공급되는 물이다.

수돗물이 먹는물 수질기준에 적합하고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청정수질을 유지하고 있는 지에 대한 수질검사를 매년 2회, 도내정수장과 마을 상수도 중 20개소를 선정해 실시하게 된다.

나를 포함한 수돗물평가위원들은 담당공무원과 팀을 이뤄 지역별로 분산되어 있는 정수장과 마을 상수도에서 급수되는 수도꼭지 지점을 선정하여 채수를 하고 현장에서 잔류염소 항목 수치를 확인하고, 검사항목에 맞게 수돗물이 정확하게 채수되는 지를 확인, 봉인한다.

수질검사는 객관성 확보를 위해 제주대학교 생명과학기술혁신센터에 의뢰해 먹는물 수질기준 총 60개 항목에 대하여 실시하고 검사결과는 일간지에 공표하여 도민에게 제주도 수돗물의 안전성을 알린다.
수돗물평가위원으로 활동하기 전과 후를 비교해 보면, 달라진 점이 많다.

우선 집에 있는 정수기를 없앤 것이다. 제주수돗물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음을 확인하고 난 후, 끓여서 잠시 식혔다가 미지근한 물 한잔 아침에 마시고, 끓여서 커피,차를 내어먹는 식으로 바뀐 것이다.
두 번째는 수돗물을 먹는 나를 극구 말리는 지인들에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물임을 몸소 실천해 보일 수 있을 정도로 나 스스로 홍보대사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작년 타 시·도 선진지 상수도 시설견학을 가게 되었는데, 수돗물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먹게 되기까지 전문화된 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는 현장을 생생히 목도함으로써 아끼고 보존해야할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 다름아닌 물임을 절감하게 되었다.

특히 제주수돗물의 원수는 청정지하수이기 때문에 더욱 아끼고 보존해야할 가치가 있음을 알고나서 무심히 흘려보내는 물이 참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즉 쉽게 버려도 되는 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2020년 코로나 팬더믹으로 숨쉬는 공기조차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지금, 물도 공기처럼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지만, 한번 오염되면 우리의 삶을 걷잡을 수 없이 위협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세계는 자원전쟁, 물의전쟁이라 할 정도로 깨끗한 물을 구하는 것에 열을 올릴 것이다.

 이에, 세계적 품질의 제주도 수돗물이 앞으로 아껴쓰고, 마실수 있는 소중한 자원으로 여겨지길 기대하며, 수돗물평가위원으로 남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제주수돗물의 안전성을 홍보하는데 매진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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