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사회 전반에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문화예술계는 그야말로 아사 직전이다. 장기간 준비했던 지역 축제는 대부분 취소됐고 각종 공연도 무산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문화예술인들의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 정부는 예술인을 위한 긴급지원금을 편성했지만 사각지대가 많을뿐더러 각종 행사가 열리지 않는 이상 거의 실직상태와 다름없어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한 대목이다. 

도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제주들불축제 및 왕벚꽃축제, 등 제주의 대표적인 축제가 줄줄이 취소됐고 60여 년간 명맥을 이어온 탐라문화제 개최도 미지수다. 이에 한국예총 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는 “탐라문화제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제 살을 깎는 아픔을 인내하며 제주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모든 단체가 노력하고 있다”며 “코로나에 지친 제주도민과 문화예술인들이 서로 격려하고 상생하기 위해 탐라문화제는 반드시 개최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비대면 형식의 프로그램을 제안하기도 했다. 제주예총은 “제주성지의 외벽을 활용한 드라이브 스루 ‘신탐라문회제 미디어파사드’ 행사, 영상으로 제작해 찾아가는 ‘민속예술축제’, 드라이브 인 ‘탐라콘서트&스크린’, 무형문화제 시연행사 실시간 중계 ‘탐라TV’ 프로그램 등 집안에서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귀포 문인협회는 행정당국이 그동안 준비했던 행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문인협회는 18일 성명을 통해 “전국 문인들이 함께 하는 ‘문학세미나’와 ‘서귀포문학제’를 오는 9월 5일 개최하기로 하고 준비하고 있었다”며 “이 와중에 행사취소 및 시 보조금 반환 통보를 받았다. 일방적인 전화 한 통으로 보조금을 반납하라고 하기 전에 진지한 논의의 장이 먼저”라고 꼬집었다. 이어 “소통과 교류가 전혀 하지 않는,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껍데기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물론 원도정이 추구하는 문화예술정책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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