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제주시 노형동 갑·더불어민주당)이 퇴임 기자회견을 통해 “적어도 70만 도민은 편안하게 하고 그 다음에 대권을 말해야 정상"이라며 원 지사의 대선 행보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이 임기 중 가장 아쉬운 것으로 꼽은 것은 ‘제주도 관리보전조례 개정안’의 불발이었다. 해당 조례 개정안은 홍명환 의원(제주시 이도2동갑,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것으로 관리보전 1등급 지역 내에서 항만·공항 사업을 진행할 경우 도의회 동의 절차를 밟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사실상 제2공항을 겨냥한 것이라는 논란 속에, 원 지사는 도정질의 자리에서 “관리보전지역 제2공항 건설 막는 조례는 위헌·위법”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도민 갈등도 극대화돼 해당 조례안이 심사하는 날 도의회 앞에서는 찬·반 단체가 양쪽으로 나뉘어 일촉즉발의 사태에 이르기도 했다. 최종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 내부 반발표를 통제하지 못하고 부결됐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관리보전조례는 도민 주권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법령이었지만 제2공항 프레임에 갇혀 의회에서 부결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당시 제2공항 프레임만 아니었다면 의원님들을 만나 적극 설득하고 의견 교환도 됐겠지만 제가 적극 나서면 제2공항을 반대한다는 프레임에 갇힐 수 있어 행동에 제약이 있었다. 그 점이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근 제주도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원 지사의 대권행보에 대해서는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지금 제주도에 산적한 현안이 많다”며 “제주도에서 현안을 다뤄도 모자랄 판인데 이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대권도전과 도정업무)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나"라며 "두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 아니라 한 마리를 잘 키워 풍요롭게 만들어야 한다. 그럼 토끼 주인도 기회가 온다고 보고 있다"고 비유했다.

 본인의 향후 행보에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도민의 평가’를 전제로 2년 후 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남겼다.

 김 의장은 "제가 스스로 가두진 않겠다. 정치인이 계속 자기 길을 가는 것인데, 2년 후에 뭘 하지 않겠다는 말은 안하겠다"며 "다만 2년 동안 열심히 하고, 과거를 도민들이 평가해서 길을 열어준다면 그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태석 의장을 포함한 11대 제주도의회 전반기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들의 임기는 30일을 끝으로 종료된다. 도의회는 1일부터 3일까지 임시회를 열고 후반기 원 구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후반기에는 좌남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내에서 합의 추대되면서 사실상 의장직 승계를 확정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