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의 건이 점점 현실성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최근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의 지분 포기 선언은 오히려 불을 지핀 모양새이며, 제주항공은 ‘선행조건 미충족시 주식매매계약(SPA)를 해지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는 등 사실상 인수합병 추진을 접은 모양새다. 상황이 여기까지 닥치자 이스타항공 노조는 타겟을 제주항공으로 바꾸고 강력히 비판하는 모양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에 ‘선행조건 충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은 지난 2일이다. 여기에서 선행조건이란 △체불임금 240여억원 △타이이스타젯에 대한 보증 373억원 등 총 800억원의 부채를 해소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자금 여력이 없는 이스타항공의 입장에서 이는 불가능한 것이기에 사실상 인수합병 포기를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이에 이스타노조는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비판세례를 제주항공까지 확대하는 모양새다. 지난 3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위해 이스타항공을 파산으로 내몰았다”며 “이스타항공의 부채가 급증한 것은...구조조정에 몰두하면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못 받고 이유 없이 전면 운항중단이 이어지며 손실을 줄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즉 “제주항공의 이익을 위해 이스타항공을 희생해 자력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아예 박탈했다”는 것이다.

 한편 제주항공이 인수하지 않는 경우 이스타항공은 파산이 거의 유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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