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늘어나는 구멍갈파래로 제주 연안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단체가 해안가 주변 양식장들의 배출수가 그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녹색연합은 9일 성명을 통해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제주 연안 전체 육상양식장과 해변을 중심으로 구멍갈파래 유입 상황을 조사한 결과 구멍갈파래의 발생원인은 광어양식장 배출수 때문”이라며 행정당국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제주도내 80개 지점에서 이뤄졌으며 그 중 63곳에서 구멍갈파래가 확인됐다. 특히 심각한 지역은 육상 광어양식장이 밀집된 동부 해안의 성산, 구좌, 조천 및 서부 해안의 한경, 한림 해변 등 21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연합은 “유실된 사료와 어류의 대사활동으로 각종 유기물과 질소 등이 함유된 양식장 배출수가 바다로 바로 유입돼 연안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2017년에도 제주보건환경연구원 역시 “구멍갈파래 급증 원인은 담수에서 유입되는 질산성 질소(N)와 주변 양식장에서 유입되는 인(P) 성분이 영양물질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조사결과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제주도는 지난 2018년 양식장 배출수 기준을 재고시했지만 항목자체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녹색연합은 “양식장이 수질기준을 위반할 경우에도 3차까지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4차의 경우 영업 중지 명령을 내리게 돼 있다”며 “위반시 제재도 약할뿐더러 지금처럼 연 1-2회 단속하는 방식으로는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구멍갈파래는 수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봄부터 제주 연안으로 몰려들기 시작해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여름철이 되면 급격히 불어나 경관훼손은 물론 악취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더군다나 매년 구멍갈파래를 수거하기 위해 수천만원의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당국은 느슨한 규제와 함께 수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사 결과가 행정당국의 대책 마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편 제주도내 양식장은 2017년 기준으로 464곳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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