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22일 제주도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어린이집에서 제공된 식단을 공개했다.

보육교사들이 도내 어린이집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실·불량 급식 실태를 고발했다.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22일 제주도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어린이집에서 제공된 식단을 공개했다. 사진 속 식단은 건더기가 하나도 없는 흰죽, 반찬 없이 밥이 말아져 있는 콩나물국, 작은 두부 한 조각이 들어있는 국, 카레밥 반찬으로 나온 단무지와 절인 무 등 영양가가 거의 없는 음식들이었다. 이마저도 식재료가 외국산이거나 죽 종류는 미리 대량으로 만들어놓은 뒤 오전, 오후 똑같이 먹이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보육교사들이 공개한 도내 한 어린이집의 식단 

이날 현직 보육교사 A씨는 “어린이집 식단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는 국산으로 사용한다고 알고 있었지만 그게 아니었다. 두부에 사용된 콩 원산지는 외국산이었고 육고기는 스페인산이었다. 아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할 때마다 미안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당국의 지도점검 역시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앞서 전국 어린이집 급식관리에 대한 현장점검이 이뤄졌으나 원산지는 보지도 않았고 주방 위생상태에 대해 ‘지도’정도만 하고 갔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행정당국의 점검반이 방문하기 전 부랴부랴 아이들에게 제공했던 식재료를 숨기거나 위생불량상태를 덮기 위해 대대적으로 급식실 청소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조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돼 문제를 제대로 찾아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보육교사 노동자들이 직접 문제해결에 나서겠다며 신고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행정당국의 보여주기식 점검이 아닌 현장 보육교사들이 제대로 된 감시활동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부실·불량 급식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최근 대통령까지 직접 지시를 내렸으나 이마저도 불신의 시선을 받고 있다. 행정당국의 감시를 교묘히 피해가는 일부 운영자들과 현장 실태를 알면서도 형식적인 메뉴얼만을 고수하는 행정당국의 안일함이 아이들은 건강은 물론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이들에게까지 피해를 끼치고 있다. 이번 현장고발로 도내 사회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며 향후 행정당국의 대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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