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경관과 해양자원을 자랑하던 제주바다가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름다운 제주바다의 본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매일 구슬땀을 흘리는 바다지킴이들의 활동모습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주]

 제주시 근교 해수욕장으로 많은 도민과 관광객이 찾는 곳 중 한 곳이 이호바다이다. 이호 해수욕장을 찾은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 가운데 해변에 즐비한 파래를 수거하는 청정바다지킴이들이 분주하다. 오전이었지만 뜨거운 햇살과 밤사이 밀려 온 파래를 수거하느라 청정 바다지킴이들의 옷은 이미 땀으로 젖은 지 오래다. 아침부터 수거한 파래를 두어 차례 트럭으로 수거한 후인데도 여전히 파래로 가득해 청정바다지킴들의 손이 바쁘다. 이호해수욕장의 청정바다지킴이는 여자2명, 남자2명 총 4명으로 턱없이 부족한 인원이다. 그로인해 공공근로인력과 함께 이호 해변과 매립지 등을 관리하고 있다. 이호해수욕장 청정바다지킴이인 송두길(남, 71)반장은 “하루에 감태, 해초류, 파래 등 적게는 1~2t, 많게는 5~6t을 수거한다”며 “조류와 바람으로 해초류 뿐 아니라 일반쓰레기까지 밀려와 끝이 없는 해양쓰레기와의 싸움”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청정바다지킴이 2년차인 성기봉(남, 53세)씨는 “관광객과 도민들이 많이 찾는 바닷가 중 하나인데 반해 관리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며 “공공근로인력도 이제 기간이 끝나고 청정바다지킴이 역시 9월 19일이면 끝이 나는데 그 후 이호해변의 쓰레기 처리가 고민”이라고 걱정했다. 작년 청정바다지킴이의 활동기간은 3월부터 11월까지였으나 올해는 코로나 19와 예산 부족을 이유로 4월부터 시작해 9월까지 고작 5개월을 활동한다. 늦가을부터는 어선에서 버리는 그물과 미끼박스 등이 밀려와 해양쓰레기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호의 4명의 청정바다지킴이는 해변뿐 아니라 매립지까지 관리한다. 매립지 주변엔 커피숍들이 자리하고 있어 테이크아웃한 일회용품이 즐비하고 바람에 날려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생활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 또한 청정바다지킴이의 몫이다. 

 청정바다지킴이들이 수거한 쓰레기는 한데 모아 트럭으로 옮기는데 모래밭으로 트럭이 들어 오다보니 모래에 바퀴가 빠지는 일이 허다하다. 하지만 도로변으로 수거한 쓰레기를 옮기는 것이 쉽지 않기에 번번이 모래에 바퀴가 빠지더라도 트럭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할동사무소에 트랙터가 있으나 보험 등의 문제로 사용할 수가 없다. 트랙터를 사용하려면 동사무소 직원이 직접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트랙터가 있어도 사용할 수가 없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청정바다지킴이 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한 김수희(여, 41)씨는 “처음엔 바다체험인 줄 알고 지원하게 되었다”고 멋쩍은 웃음으로 보이면서도 “바다지킴이 일이 힘들지만 깨끗해진 이호바다를 보면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며 “내년에도 다시 지원할 계획”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호 청정바다지킴이 중 가장 젊은 김수희씨는 나이 드신 분들이 무거운 쓰레기 더미를 옮기는 모습을 보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 일손을 돕는다. 

 이호 바다를 지키는 4명의 청정바다지킴이들은 내년엔 각 지역 실정에 맞는 인원배치와 예산이 책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조심스레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이호바다를 아끼고 사랑하는 이호청정바다지킴이가 있어 오늘도 이호바다는 맑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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