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산작은도서관은 마을감귤선과장을 리모델링하여 2008518일 첫 문을 열었다. 도서관이 위치하고 있는 와산리는 조천읍 중산간 지역에 있는 마을로 옛 이름은 누온미[臥乎山] 또는 눈미[臥山]였으며 주민들은 눈미 또는 눈메라고 부르는데, 이는 곧 누운 산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도서관 운영은 와산리마을회에서 맡고 있으며, 고용주 초대관장, 2대 양유경 관장에 이어 현재는 고두진 관장이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20197월 현재 장서는 7,900여권이며, 도서관 내부는 열람실과 문화공간실로 이루어져 있다. 열람석은 25개를 갖추고 있다.

와산리는 최근 전원생활을 동경하는 이주민들이 많이 정착하고 있다. 그래서 마을 밖 마을이라는 특이한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말인즉 원주민들은 마을 내에서 이미 생활영역을 구축한 터라 외지에서 이주한 많은 세대가 마을 밖 언저리에 둥지를 틀었다는 의미이다.

와산도서관은 이러한 마을 상황에서 원주민과 이주민이 마음을 열고 화합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우선 도서관 실무자부터가 이주민이다. 도서관 총괄은 원주민이 하고, 실무는 이주민이 하다 보니 자연스레 서로에 대해 알게 되면서 경계심을 풀게 되고 이런 마음이 그 한 사람만이 아니라 원주민 전체, 이주민 전체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주민들이 제일 먼저 문을 두드리는 곳이 도서관이기도하다. 도서관이 갖고 있는 포용력 때문이다. 이주민들은 호기심도 많고 배우려는 욕구도 강해서 프로그램 참여율이 높은 편이다. 처음에는 이주민들로 프로그램이 운영되다가도 도서관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궁금한 원주민들이 들이닥쳐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원주민들도 같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와산도서관의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 잡은 와산작은음악회는 원주민과 이주민이 하나가 되는 자리이다. 2015년에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포문을 열었던 음악회가 벌써 다섯 차례나 행해졌다. 재정적인 어려움에도 끌고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원주민, 이주민을 떠나 모두 한 마음으로 음악회에 재능기부를 하고, 후원을 해 주고, 응원을 해 준 지역주민들 덕분이다. 이제 와산음악회는 와산리는 물론 주변 마을 주민들까지도 기다리는 음악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중산간 작은마을의 작은음악회가 큰 울림으로 지역의 공동체문화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와산도서관 주변에는 여러 명소가 있는데, 와산의 동쪽 선흘에 위치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거문오름, 와산의 남서쪽 교래에 있는 돌문화공원, 제주스위스마을 등이 있다. 특히 제주스위스마을은 전형적인 이주민 마을로 이국적인 정취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관광이 목적이든 문화탐방이 목적이든 길을 가다 갈증이 나면 도서관에 들러 목을 축이는 것도 좋을 듯하다.<()제주특별자치도 작은도서관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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