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참 잘했다고 생각한 게 하나 있거든요. 현대모비스 시절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다음 날에도 운동을 나간 것이예요."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가드 이대성은 그 당시를 떠올리며 "선수로서 가장 영예로웠을 때가 팀이 우승하고 MVP까지 된 순간이었지만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하러 간 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멋진 일이었다"고 소개했다.
17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만난 이대성은 2019-2020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그의 행보가 비시즌 기간 농구계 핫 이슈였다.
2019-2020시즌 도중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전주 KCC로 깜짝 트레이드됐던 그는 FA 시장에서도 오리온과 부산 kt행을 놓고 여러 말들이 오간 끝에 결국 오리온 유니폼을 택했다.
20일 전북 군산에서 개막하는 MG새마을금고 KBL컵대회를 통해 오리온 데뷔전을 치르는 그는 "지난 시즌에는 발목 부상으로 1년 내내 아팠다"며 "감독님이나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지금은 거의 다 나은 상태"라고 최근 몸 상태를 설명했다.
오리온 데뷔전을 앞둔 그에게 2020-2021시즌 목표를 묻자 그는 "사실 그동안 저에 대해 욕심이 많다거나 이기적이라는 말들이 나왔는데 '아, 대성이가 그런 사람이 아니구나'라는 평이 나오게 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현대모비스 시절이던 2018-2019시즌 개막 전에 "54전 전승이 목표"라고 말하거나 그해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는 기자들에게 "이런 데서는 좀 자극적으로 얘기하는 게 좋으시죠? 팟츠가 저에게 약하더라"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이번 컵대회에서 이대성은 FA 협상 때 테이블에서 마주 앉았던 kt와 같은 조가 됐고 10월 정규리그에서는 개막전을 kt와 치르고 두 번째 경기는 전 소속팀 KCC와 맞붙는 일정이다.
2008년부터 3년간 창원 LG 사령탑을 맡아 '(혼자 잘 되려는)영웅은 필요 없다'는 명언을 남겼던 강을준 감독이 올해부터 오리온 지휘봉을 잡았고 '영웅이 되려는 마음이 크다'는 평을 들었던 이대성이 오리온에 합류하면서 이번 시즌 오리온을 지켜보는 팬들의 기대치가 커진 면도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대성은 "지난 시즌 제가 30점, 15어시스트도 해봤지만 제가 욕심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선수들과 호흡이 맞으면 세울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트 안에서나 밖에서 저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KCC 시절의 이대성(오른쪽)
KCC 시절의 이대성(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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