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을 말하다 4

<상창바람소리작은도서관>

·개 관 일 : 2009. 04. 04.
·운영시간 : 평일 16시∼19시, 토요일 13시∼15시
·휴 관 일 : 목요일, 일요일, 법정공휴일
·위    치 : 서귀포시 안덕면 한창로 102
·연 락 처 : 064-794-9720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와 안덕계곡으로 향하는 갈림길을 지나기 전 나직한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상창리복지회관이 나온다. 상창바람소리작은도서관은 이 건물 2층에 자리하고 있다. 2020년 9월 현재 8000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40개의 열람석을 갖추고 이용자들을 맞고 있다.
상창리에서 과거 한 번 도서관에 가려고 하면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해 성인들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어린이들에게는 박물관 견학과 비슷한 수준의 연례행사였다.
어떻게든 아이들에게 책이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고 싶은 지역주민들의 바람은 ‘공부방’이라는 이름으로 싹을 틔웠다. 2008년 마을복지회관에 공부방이 만들어진 것이다. 복지회관 2층 회의실 모퉁이에 관리를 하지 않아 방치된 테라스를 리모델링하여 공부방을 개설했다.  부녀회원들이 돌아가면서 당번을 서고, 집에 있는 책들을 모았다. 공부방을 찾아오는 아이들을 위해 어머니들이 간식을 챙겨주고 책을 읽게끔 유도한 것이 지금의 작은도서관의 모태가 되었다.
공부방은 2008년부터 1년 여간 운영되다가 마침 작은도서관 조성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이듬해인 2009년 4월 드디어 200㎡ 규모의‘상창바람소리작은도서관’으로 문을 열게 된 것이다. 도서관 이름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 하나는 누군가의 바람(희망)과 소리를 합한 것이고, 둘째는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이라는 의미이다. 상창리에는 예전부터 '웃성구못', '동성구못', 서성구못'이라는 연못이 있었는데 지금도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상창리는 원래 '창천리'에 속해 있어 '웃창고내'라고 했는데, 서기 1900년에 '창천리'와 '상창리'로 분리되어 이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 마을의 지형지세를 보면 동쪽에는 '보름이'가 앉았고 서쪽에는 '산방산', 북쪽에는 '골른오름(병악)', 남쪽에는 '군산'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것이 마치 '보름이'와 '산방산'이 바둑을 두고 '병악'과 '군산'이 훈수를 하고 있는 '장기바둑'형을 이루고 있어 예로부터 인재가 많이 나온다고 한다.
상창바람소리도서관은 마을 전체가 함께 꾸려나가는 도서관이다. 덕분에 외동으로 자란 아이들에게 언니․오빠․형․누나라 부를 수 있는 대상이 생겼고, 또 아끼고 보듬어줄 동생들도 생겨났다. 컴퓨터 게임에 빠져 집안에만 틀어박혀 밖으로 나올 줄 몰랐던 아이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또래집단이 생긴 것이다. ‘내 것’만을 알았던 아이들이 ‘우리 것’을 알면서 서서히 공동체가 어떤 것인지를 스스로 알게 된 것이다. 이는 어른들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서로를 잘 알게 된 것은 축복이다.
앞으로도 상창바람소리도서관은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아이들과 지역주민들과 돈독한 지역공동체를 형성하면서 ‘같이’의 가치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사)제주특별자치도 작은도서관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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