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영 동부농업기술센터

제주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돌담이다. 밭, 집, 무덤 등 대부분 돌담으로 둘러 쌓여있다. 역사적으로 기록된 돌담의 시작은 고려 고종 때 제주판관 김구의 명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제주에는 목장이 확대되면서 방목하던 말과 소가 밭을 넘나들며 밭작물을 해치는 일이 많았다. 돌담은 동물의 침입을 막고 밭의 경계를 분명히 하며 경작 지 토양의 유실을 막는 역할을 한다.
제주는 예부터 삼재도라 하여 수재(水災,) 풍재(風災), 한재(旱災) 등으로 흉년이 지속되었고 외부세력의 수탈과 4·3 사건 등 혹독한 자연환경과 외부의 위협이 많았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 때문에 제주에는 독특한 문화인 괸당 문화가 형성하게 된다. 괸당이란 사전적 의미는 서로 사랑하는 관계 즉 혈족, 친족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정의된다. 하지만 제주에서 사용되는 괸당의 의미는 좀 더 포괄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웃사촌 그 이상의 끈끈함이 있다.
괸당의 유래를 살펴보면 제주에는 돌이 많아 돌담을 만들고 여기서 밑받침이 되는 돌을 괸돌이라고 하였다. 괸돌 위에 돌을 쌓으면 괸담이 되었고 여기서 괸담이 “괸당”이 되었다는 설이다. 하지만 괸당이라고 하여 모두 좋은 의미만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때론 단합이 잘되고 서로 돕는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괸당으로 인한 폐쇄적이고 부패가 발생하기도 하는 이중적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최근 공직문화에서 청렴이란 단어를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고 있다. 과거 우리는 ‘괸당문화’ 아래 잘못된 행동을 보였기에 청렴이란 단어를 강조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상대방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시간은 단 3초이다. 이러한 효과를 초두 효과라 하는데 반대로 첫인상이 좋지 않게 형성되었다 하더라도 반복적인 행동으로 태도나 첫 이미지가 첫인상과는 달라져 점차 좋은 인상으로 바꿔지는 현상을 빈발효과라 한다. 현재 조직 내에서 나의 위치는 괸담의 자리에 있다. 아직은 든든한 괸돌이 있어 흔들리지 않지만 언젠간 나도 괸돌에 자리하여 조직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괸돌의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준다면 괸담에 자리하고 있는 많은 후배들도 흔들림 없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청렴 문화가 순환이 된다면 우리 조직은 환골탈태해 더 나은 조직을 완성할 것이다. 나 하나쯤이 아닌 나부터 청렴을 실천하는 공무원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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