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치 알려온 강정효 사진집
“폭낭, 제주의 마을 지킴이”

  제주에서 사람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무를 꼽으라면? 글과 사진으로 제주의 가치를 알려온 사진가 강정효가 제주도 곳곳의 팽나무를 기록한 사진집 ‘폭낭, 제주의 마을 지킴이’를 펴냈다.
 폭낭은 팽나무를 이르는 제주 말이다. 제주에서 폭낭은 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마을에서 가장 큰 나무일뿐만 아니라 마을의 신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히 마을 공동체와 함께 해 온 마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책의 구성은 신당의 신목으로서의 폭낭과 4‧3 당시 잃어버린 마을에 덩그러니 남아 역사를 증언하는 폭낭, 그리고 마을 안의 정자나무 등으로 나눠 사진 140여 점을 수록하고 있다. 폭낭을 통해 제주인의 신앙과 4‧3의 아픈 역사, 그리고 마을 공동체 문화까지 담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팽나무라는 나무 이름에 대해서도 폭낭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나무 마디로 만든 총에 열매를 넣어 쏠 때 ‘팽’ 소리가 나서 팽나무로 불리게 됐다는 어원보다는, 폭이 열리는 나무이기에 폭낭으로 부르는 제주의 표기법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강조한다. 팽나무가 가장 많이 분포하는 제주에서 부르는 이름인 폭낭이 표준어가 되어야 한다며 표준말 변경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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