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구단 만장일치 부결
운영체계 개선 논의키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주도한 프리미어리그(EPL) 개혁 시도가 무산됐다.
 EPL은 15일(한국시간) 성명을 내고 리버풀·맨유가 제안한 이른바 ‘프로젝트 빅 픽처’ 개혁안이 20개 구단 대표자들이 모인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EPL은 성명에서 프로젝트 빅 픽처를 앞으로도 추진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20개 구단은 리그의 재정적 지속 가능성, 운영 시스템 등에 대한 전략적인 계획에 대해 투명하게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빅 픽처는 EPL 구단을 20개에서 18개로 축소하고 리그컵·커뮤니티실드를 폐지해 유럽 클럽대항전에 나서는 빅클럽들의 경기 수 부담을 줄이는 한편, TV 중계 수익의 25%를 챔피언십(2부 리그)과 3~4부 리그 운영을 관장하는 잉글랜드풋볼리그(EFL)에 넘기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리버풀·맨유 등 ‘빅 6 클럽’과 EPL에서 오래 살아남은 에버턴, 사우샘프턴, 웨스트햄 등 총 9개 구단에 강화된 의결권을 주는 방안도 포함돼있다.
이 개혁안이 실행되면 하부리그와 1부리그 간의 격차는 좁혀지지만, 빅클럽과 다른 EPL 클럽 간 ‘체급 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을 틈타 빅클럽 구단주들이 리그를 장악하려 한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개혁 시도가 무산됐지만, ‘전략적인 계획’을 언급한 것으로 볼 때 리그 구조를 바꾸는 작업은 이어질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시각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프로젝트 빅 픽처가 부결되면 리그를 탈퇴하겠다며 강경하게 나왔던 리버풀과 맨유 대표들은 이날 회의에서 의외로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하며 “개혁안은 무산됐으나, EFL이 절박하게 요구하던 것에 관한 논의의 물꼬를 텄다고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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