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무슬림 셀럽'도 등장…대학엔 '무슬림 동아리·할랄 식당'
무슬림 간 세대 갈등도 벌어져

지난 16일 오후 124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에 '쌀라'(예배) 시간을 알리는 노래 '아잔'이 울려 퍼졌다. 성원에는 매주 금요일 오후 1시에 합동 예배가 열린다. 무슬림(이슬람교 신도)들은 하루 다섯 번 정해진 시간에 사원 등에서 쌀라를 해야 한다.

성전 안에는 마스크를 쓴 신도 80여 명이 2m씩 거리 두기를 하고 앉았고, 예배 시간 30분 전에 자리가 모두 찼다.

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의 연령대는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했다. 대학교 이름이 새겨진 점퍼를 입은 신도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한국인 신도도 여럿 보였다. 합동 예배가 평일 오후라 한국인은 성원 주변에 사는 장년층 위주로 20여 명 정도가 참석했다고 한다. 예배를 인도한 한국인 이주화 이맘(이슬람 교단의 지도자)은 아랍어, 영어, 한국어 순으로 설교를 했다. 예배는 30분가량 진행됐다.

서울중앙성원 관계자는 "오늘 예배에는 400여 명이 참석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800여 명가량 모였다""합동 예배 외의 기도 시간에는 50여 명이 참석하는데, 이 중 한국인이 510명가량 된다"고 말했다.

한국인 무슬림 6만 명 시대를 맞았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 따르면 국내의 한국인 무슬림 수는 2018년 기준 6만 명으로, 5년 동안 5천 명가량 늘었다. 전국에 이슬람사원은 16, 작은 규모의 성원인 '무쌀라'80여 개에 이른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 관계자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까지 합치면 우리나라의 이슬람교도는 2018년 기준 약 26만 명"이라며 "한국인 무슬림의 원조는 19701980년대 중동 건설 붐이 일었을 때 중동 지역으로 가서 이슬람교에 입교한 사람들이며, 이후에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인들은 어떤 계기로 이슬람교를 받아들일까. 취재 결과 이들은 국내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을 하다가 만나게 된 교인들과 교류하며 이슬람교를 접하거나, 아니면 이슬람 문화권 국가에서 생활하다가 입교하는 경우가 많았다.

2030대 한국인 무슬림 중에는 외국 무슬림에게 인기를 끄는 셀럽(유명인)도 등장했다.

 

서울의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인도네시아 무슬림 아리핀 무아즈(24) 씨는 "유튜브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평소 좋아하던 한국에 무슬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가 일반인이라고 하더라도 연예인처럼 좋아한다"고 전했다.‘

상당수 대학은 교내에 '할랄 식당'도 생겼다.

한국인 무슬림들은 상당수가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을 한다. 무슬림은 하루 다섯번 시간에 맞춰 기도해야 하지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기도하는 무슬림도 많다. 여성의 경우 자신의 개성에 맞게 히잡을 쓰기도 한다. 이런 성향은 젊은 층일수록 두드러진다.

대학원생 배 모(27) 씨는 중학생 때 필리핀에 살면서 무슬림이 됐다. 그는 학업 때문에 하루 다섯번 드리는 예배를 오후 910시 사이에 몰아서 한다. 집 근처의 무쌀라를 방문해 기도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집에서 혼자 한다. 배 씨는 "젊은 사람들은 율법에 크게 얽매이지 않아 한국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게 별로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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