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유적인 제주시 한겸연 신창리 해역에서 길이가 3m가 넘는 중국 중세 무역선의 대형 닻돌(닻을 매다는 돌) 한 점이 발견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국립제주박물관은 지난 5월 말부터 7월까지 실시한 제주 신창리 해역 수중발굴조사에서 이같은 성과를 올렸다고 24일 밝혔다.
신창리 해역은 1983년 금제 장신구가 발견되면서 처음 존재가 알려졌다. 지난해 첫 정식 발굴조사에서 중국 남송대 저장성(浙江省) 룽취안(龍泉) 요에서 생산된 다량의 도자기와 상인이 직접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인장 2점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에 발굴된 닻돌은 두 조각으로 쪼개져 발견됐다. 전체적으로 긴 마름모꼴로 중앙부가 두툼하고 양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형태이다. 모든 면을 편평하게 다듬었다. 이는 자연석의 일부만을 다듬어 사용한 국내 전통 닻돌과는 차이를 보인다. 닻돌 중앙부에는 닻의 자루와 맞닿는 부분에 22㎝의 얕은 홈이 가공되어 있으며, 고정못을 설치하기 위한 폭 7㎝ 가량의 홈도 확인된다.
연구소는 "이런 형태의 닻돌은 중국 송·원대에 유행하던 것으로 나무로 된 닻가지(닻에 달린 갈고리)와 결합해 배를 정박시키는 데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중국 동전과 도자기도 확인됐다. 이번에 발견된 동전은 경덕원보(景德元寶), 희령원보(熙寧元寶), 선화통보(宣和通寶)로 모두 북송시대(960∼1127)에 주조된 것이다.
연구소는 “제주도 육상과 수중에서 같은 종류의 유물이 확인된 것을 볼 때 과거 바닷길을 통한 동아시아 국제교류에서 제주도의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