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해양 업사이클링

제주바다 회복불능 단계 이전 깨끗이 보전 필요성 인식 생겨나

미세 플라스틱 사용 금지등 세계적 추세 동참 적극 참여 나서

해양쓰레기 수거하는 삼다수 봉사대.
해양쓰레기 수거하는 삼다수 봉사대.

4면이 바다인 섬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제주도는 바다와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지금까지 제주도민들은 그저 내어주기만 하는 바다의 자체 정화 능력이 크다는 이유로 쓰레기 및 다양한 오염물질을 처분하는 장소로 여겼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제주바다에 유입되어 부유하거나 침적되어 있는 해양쓰레기로 인해 해양환경 뿐만 아니라 생태계, 수산자원 생산 등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이제 제주바다를 보호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주의 바다를 자정작용에 맡길 것이 아니라 회복불능의 단계에 이르기 전에 깨끗이 보전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해양쓰레기중 80%를 차지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썩지 않고 최대 500년 떠다니는데 특히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위험성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해양오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로 비즈(Micro beads)라 불리는 미세 플라스틱은 5mm 미만으로 물에 분해되거나 용해되지 않는 작고 단단한 플라스틱 입자로 이른바 일명 죽음의 알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마이크로 비즈는 매일 수십억개씩 하수구를 따라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이를 섭취한 해조류나 패류, 갑각류는 물론 먹이사슬을 통해 어류까지 섭취하게 되고 이를 다시 우리 사람이 섭취하게 되면서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 지난 2018년부터 미세 플라스틱이 함유된 제품의 제조를 금지했고, 이어 EU 등 선진국에서도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들어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가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해양 업사이클링이 회자되고 있다.

업사이클링은 버려진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단계인 리사이클링을 넘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재활용을 더해 디자인과 새로운 용도를 추가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새활용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약 13만여톤의 해양쓰레기가 버려지는데 이중 고작 4만톤 정도가 수거되고 있고, 나머지 9만여톤은 바다를 떠다니며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지역의 경우 자체 내에서 발생하는 해양쓰레기에다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심지어 중국에서 조류를 타고 밀려드는 쓰레기로 그 정확한 양을 알 수도 없을 정도이다.

이런 해양 쓰레기를 모아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업사이클링인데 업사이클링의 대표적인 예가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사가 3D프린터를 이용해서 몰디브 해안을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아 운동화를 만들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양을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만들었지만 기능면에서는 따른 신발들과 전혀 차이가 없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와함께 미국에서는 폐플라스틱을 화학 처리해 디젤연료를 변환해 사용하고 있고, 일본은 폐스티로폼으로 고체연료를 만드는 등 다양한 업사이클링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에서는 지난 201891일부터 한달동안 애월읍 돌창고에서 제주 해양쓰레기 문제에 공감한 5명의 작가들이 모여 이색 전시회를 개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제주, 바다를 닮다를 주제로 열렸던 전시회는 160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들고 해마다 2만톤에 달하는 해양쓰레기가 발생하는 제주의 현실문제에 공감한 작가들이 해양쓰레기를 재료로 소품을 만들어 전시하기도 했다.

사진, 일러스트, 다큐멘터리 영상, 업사이클링, 캘리그라프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제주의 해양쓰레기 문제를 이슈화 하기 위해 나선 작가들은 제주가 언젠가부터 소비하는 관광상품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제주개발공사-서귀포수협 '해양쓰레기 업사이클 프로젝트' 업무협약식.
제주개발공사-서귀포수협 '해양쓰레기 업사이클 프로젝트' 업무협약식.

이와함께 지난 731일에는 제주개발공사(사장 김정학)가 서귀포수협과 해양쓰레기 업사이클 프로젝트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제주도 근해에서 발생하는 폐페트병을 수거해 친환경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친환경 업사이클링 사업이다.

이밖에도 부산에서도 해마다 해양쓰레기를 활용한 수공예 작품 전시회 등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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