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어둠과 그늘’ 조명
시대의 상처를 위무하는 치유의 소설들
문학평론가 고 김윤식 선생에 대한 헌사

 

‘상처받은 자만이 진정으로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다’

‘함께 아파하기’를 통해 한국사회를 위로하는 홍상화 작가의 치유 소설 ‘내 우울한 젊음의 기억들’이 출간됐다.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15번째로 출간된 소설은 인간 존엄의 실현을 바탕으로 한국의 역사를 껴안고 깊이 고뇌하며 써낸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작품이다. 

그동안 작가는 권력과 돈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우리 사회를 낱낱이 해부한 세태소설 ‘거품시대’, 첨예하게 대립하던 냉전시대 이데올로기를 초월한 인간 존재의 본질적 문제를 탐구한 ‘정보원’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확고히 했다. 

신간은 이 두 작품세계의 축을 하나로 품으면서도 세상에 대한 더 따스한 시선, 인간에 대한 도저한 애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작가는 예리한 시선으로 우리 사회에 깊이 드리워져 있는 ‘어둠과 그늘’을 세심하게 들여다본다. 8개의 중·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은 하나같이 한국의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을 서사의 중요한 밑그림으로 깔고 있는 작품들이다. 

작가는 상처 입고 부서진 사람들의 서럽고 원통한 사연들을 무겁게 끌어올려 이야기하면서도 ‘함께 아파하기’라는 생명의 지혜를 발휘함으로써 그 모든 상처의 시간들을 치유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모든 상처와 아픔을 결코 회피하지 않고 함께 껴안고 아파함으로써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소설에 담아냈다.

소설은 원래 ‘능바우 가는 길’이란 제목으로 2000년도에 출간됐다가, 2년 전 타계한 문학평론가 김윤식 선생을 기리는 마음에서 재구성해 출간됐다. 사실상 김윤식 선생에 대한 헌사이자 작가의 문학적 열정을 되새기는 새로운 다짐의 선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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