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살고 싶은 제주 만들기
냉철한 성찰 통해 안전망 구축

평범한 일상이 그리웠던 한해였다. 전날 해가 진 2020년은 연초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19로 우리의 삶은 크게 변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수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시름했고, 아이들은 학습과 놀이의 기회를 빼앗겼다. 마스크 없이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당연한 일상도 잃어버렸다.

그 어느 때보다 팍팍한 삶을 살다보니 신축(申丑)년을 맞은 2021년에도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어두운 전망을 점치는 이들도 많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지난해 12월달에만 제주에서 3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추이를 보면 앞으로도 코로나 확진자는 나올 것이고, 마스크를 착용도 일상화 될 것이다. 어쩌면 지난해 보다 더 힘든 질곡의 시기를 보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절망보다는 희망을, 어제보다는 오늘이, 저문해 보다는 새해가 더 나은 삶이되길 바라고 있다.

우리는 같은 위기를 공유했고, 같은 출구를 소망한다. 이는 코로나19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제주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청정’이지만, 점점 퇴색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제주도는 유네스코 3관왕(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을 달성한 세계에서 유일한 지역으로 환경적 가치가 매우 크다.

빼어난 자연환경에 지리적으로 한·중·일 3국으로부터 모두 가까운데다, 국내 유일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관광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제주 전역에 중국 등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개발이 추진되면서 환경 파괴 논란을 부추겼다.

관광 활성화 명목으로 제주 제2공항 건설이 추진됐지만 ‘보전이냐 개발이냐’를 두고 수년째 찬반 갈등을 빚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재해에도 신경 써야 한다. 지난해에만 3개의 태풍(제5호 장미, 제8호 바비, 제9호 마이삭)이 발생해 제주에 적지 않은 생채기를 남겼다.

민생치안 만족도는 예전에 비교하면 많이 오르긴 했지만 더욱 분발이 필요하다.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의료서비스 질도 높아져야 한다. 제주 지역 치매유병률은 2018년 기준 12.4%로 전국 17개 광역시 중 가장 높다.

의료원의 설립 목적은 지역주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공익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서귀포시의 경우 요양병원 설립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예년 떠들썩했던 것과는 달리 차분한 신년을 맞았다. 이럴 때 일수록 냉철하게 지난 과정을 돌아보고 과오는 없었는지 고민하고 겸허한 성찰이 필요하다.

모두가 ‘안전하고 살고 싶은 제주’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갔으면 한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