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도 버스 월동장구 미장착
간선도로 제설작업 더디게 진행

이번 주 후반 제주에 강력한 한파와 대설특보가 예보되면서 지난해 연말 폭설로 인한 교통대란이 재발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30일 대설과 한파로 도로가 얼어붙었음에도 ‘시민의 발’인 버스조차 체인 등 월동장비를 장착하지 않고 운행했다.

눈길에 미끄러진 버스를 승객들이 밀어 운행하는 아찔한 장면이 도로 곳곳에서 연출됐다.

당시 버스를 이용한 한 시민은 “폭설로 버스 운행이 늦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월동장비는

제대로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매년 1천억원이 넘는 혈세가 버스 준공영제에 투입되고 있는데도, 안전의식은 오히려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행정당국의 늦장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제주도는 ‘현재 제주지역 대설로 인해 전 노선이 결빙돼 차량이 정체중이니,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간선도로의 제설작업을 제때 진행하지 않은 탓이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당시 교통대란이 인재(人災)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제주시는 도심지 폭설 교통대란을 막기 위해 경사로 주변에 제설제와 모래를 추가 배치하고 기상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번에 고산동산 등에서 미끄러짐 사고가 있었던 점을 교훈 삼아 제설제를 더 많이 확보해 비치했다. 각 읍면동에서도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설작업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4일 버스업체들과 폭설에 따른 안전운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지난 연말 폭설 당시 버스 체인 미착용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파악해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행정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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