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작품 220점을 제주에 기증

 

'물방울 화가'로 잘 알려진 한국 추상미술 거장 김창열 화백이 5일 별세했다.

향년 92세이다.

김 화백은 실제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영롱한 물방울을 그린 작품으로 대중적인 인기와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한국 현대미술에 큰 획을 그었다.

1929년 평안남도 맹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열여섯 나이에 월남해 이쾌대가 운영하던 성북회화연구소에서 그림을 배웠다. 검정고시로 서울대 미대에 입학했으나 6.25 전쟁이 벌어지면서 학업을 중단했다.

전쟁 후 학교로 돌아가지 못한 고인은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을 걸었다. 1957년 박서보, 하인두, 정창섭 등과 함께 현대미술가협회를 결성하고 한국의 급진적인 앵포르멜 미술운동을 이끌었다.

고인은 1972년 파리에서 열린 살롱전살롱 드 메에서 물방울 회화를 선보인 이후 1976년 갤러리 현대에서 개인전을 열며 한국에서 처음 물방울 회화를 공개했으며,현재까지 물방울 회화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드라기낭미술관, 사마모토젠조미술관, 쥬드폼므미술관, 중국국가박물관, 국립대만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60여 회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의 작품은 각종 아트페어나 경매에서도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20163K옥션 홍콩경매에서 '물방울'(195×123cm, 1973년작)51282만원에 낙찰됐다.

프랑스 퐁피두센터, 일본 도쿄국립미술관, 미국 보스턴현대미술관, 독일 보훔미술관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등에 고인의 작품이 있다.

2016년 제주도 한경면에 김창열미술관이 개관했다. 제주도는 고인이 한국전쟁 당시 16개월 정도 머물렀던 인연으로 '2의 고향'으로 여긴 곳이다.

그의 대표작품 220점을 제주에 기증,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이 문을 여는 계기를 만들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마르틴 질롱 씨와 아들 김시몽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교수, 김오안 사진작가 등이 있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301호실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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