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훈-제주도도시재생사업팀장

제주시 원도심 목관아지 주변을 걷다 보면 그리 크지도 않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건축물을 만날 수 있다. 제주에서는 처음 시행되는 도시재생사업으로 북초등학교 내 도서관과 방치된 옛 관사와 창고를 보수해 새롭게 개관을 한 김영수 도서관으로 구구절절한 사연도 많이 녹아 있다.
이 도서관은 고(故) 김영수씨가 어머니 90회 생일을 맞아 모교에 기증한 것으로 제주도 최초의 학교도서관이기도 하다.
내부에 들어서면 작은 기와집이 들어앉은 듯 독특한 구조에 채광, 통풍, 소재까지 자연친화적인 건축물을 만들고자 했던 고민과 정성의 흔적들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도서관에는 한옥방, 사랑방도 있고 아이 돌봄 공간도 있어 가족단위로 와서 책도 읽고, 이웃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런 훌륭한 도서관이 재탄생하기 까지는 학교도서관을 마을도서관으로 개방하는 문제, 프로그램 운영 및 관리에 따른 문제 등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하지만, 기획 및 설계단계부터 시공까지 지역건축가와 주민, 학생, 전문가, 행정이 함께 참여하여 지속적인 논의를 통하여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였다.
물론, 준공 후 운영관리도 주민 주도로 이어지고 있다. 도시재생 주체역량강화사업을 통해 매년 도서관 활동가들을 양성하고 있으며  비영리단체인‘김영수도서관친구들’과 대학생 등 자원봉사자가 주축이 되어 요일 관장제 운영, 독서프로그램 진행, 아이들과 부모님을 위한 열람지도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해나가고 있다. 이런 성과들이 모여 지난 2019년에는 생활SOC 공모 최우수상, 2020년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대상의 영예도 안았다.
도시재생은 도시의 공간과 정체성을 살리고 여기에 새로움을 채워가며 또 다른 생명력을 불어 넣는 작업이다.
지역주민들과의 공감대 형성, 적극적인 참여와 역량강화를 통해서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앞으로 도시재생사업이 확대될 예정으로 좋은 사례들이 많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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