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바이오·물류·R&D 뜨고  

철강·운송·음식숙박업 직격탄

 

 

1년째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일자리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비대면의 일상화와 디지털 빅뱅인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가 맞물리면서 일자리의 혁명적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자동화, 무인화로 고용이 사라진 디스토피아에 대한 불안이 크지만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집계하는 고용보험 가입자 현황을 보면 뜨고 지는 일자리의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상대적으로 나은 일자리인 상시근로자는 거의 모두 고용보험에 의무가입돼 있기 때문이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증가했다는 것은 해당 업종이 활황이어서 채용을 확대했다는 뜻이고 반대라면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코로나가 몰고 온 일자리 지각변동

 

코로나19가 바꾼 일자리의 변화는 유통업에서 확연했다. 도매업의 고용보험가입자는 20195300명이 증가했으나 작년엔 1900명 감소했다.

관광산업이 무너지면서 숙박업의 고용보험가입자는 20191800명 증가에서 작년엔 7700명 감소로 돌아섰다. 음식업과 주점업 등이 포함된 음식·음료업에서는 20196400명 증가했으나 작년엔 26300명이 줄었다.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생뚱맞게도 출판업에서 작년에 고용보험가입자가 33100명 증가했다. 이 업종에 포함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에서 33800명이 늘었기 때문이다.

운송업에서도 택배업에서는 고용보험가입자가 2천명 늘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일반 육상 여객운송업에서는 24100명이 줄었다. 전년에 3500명이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일자리 충격이 컸다.

배송 물량 증가로 물류산업이 확장하면서 창고운송서비스업에서의 신규가입자는 1100명이 증가해 2019(24300명 증가)에 이어 가입자가 많이 늘었다.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 활성화로 기존 은행 등 저축기관에서는 고용보험가입자가 1100명 감소해 2300명이 늘었던 2019년과는 대조적이었다.

 

배터리·바이오·R&D·반도체 호조 확연

제조업은 미래 신산업인 배터리 업종에서 고용보험가입자가 7500, 홈코노미 확대 등의 영향으로 가정용 가전제품 업종에서도 4200명이 증가했다. 디지털 혁명을 주도하는 반도체 제조업에서는 20193100명 증가에 이어 지난해에도 2300명이 늘었다

전통제조업 가운데 섬유산업은 대표적 사양 업종이어서 2019년에만 해도 고용보험가입자가 4700명 줄었지만, 지난해엔 2800명이 늘었다. 의류·모피업에서 5500명이 감소했지만, 마스크 등 방역용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기타직물제품 제조업에서 5700명이 증가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국가 안보품목으로 부상한 진단키드, 방역 장비 등의 수출 호조로 의료·정밀기기 분야에서도 고용보험가입자가 3200명 늘었다.

제조업에서는 재택근무로 가정 간편식 상품의 생산이 호조를 보이면서 식료품 업종의 고용보험가입자는 1년간 800명 증가했다.

산업의 고도화 흐름 속에서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면서 연구개발업에서도 고용보험가입자가 17300명 증가했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업종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합성고무·플라스틱 제조업에서는 7500명이 줄어 2019(4천명 감소)에 이어 수축이 지속됐고, 철강 제품 수출이 감소하면서 1차 금속에서 3200, 자동차 기계장비에 쓰이는 금속 가공업에서 3300명 각각 줄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김종욱 책임연구원은 향후 일자리 동향과 관련 비대면, 디지털화의 가속으로 단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으나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면서 업종 간 인력 이동이 일어날 수도 있는 만큼 일자리의 변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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