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⓵2018년 제주 난민 사태 이후 무엇이 달라졌나?
난민 수용 2018년도 24% → 2020년 11월 33% 상승
난민 이해도 우호 태도 높아졌지만, 반대 여론 더 높아

2018년 5월 종파 갈등으로 내전을 겪고 있는 중동 예멘 현지인들이 대거 제주로 입국하면서 불거졌던 ‘난민’ 이슈가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난민 재신청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난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인권단체와 정의당은 “난민들의 삶을 외면한 법안”이라며 반발했다. 혼란을 빚고 있는 한국 난민 정책이 기로에 선 가운데 본보는 현 제도의 문제점과 후속 과제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예멘인 난민신청자들이 2018년 9월 제주시 용담동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1년간의 인도적 체류 허 가를 받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연합]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 지부가 기구 창립 70주년을 맞아 2020년 11월 한국리서치와 함께 실시한 ‘예멘 난민 이후 한국인의 난민 인식조사’ 결과 2018년 보다 난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와 난민 수용 찬성 여론은 예전보다는 상승했지만, 반대 여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난민기구가 전국의 만18세 이상 남녀 1천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 중 33%는 난민 수용에 찬성, 53%는 반대했다.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태’ 당시(찬성 24%. 반대 56%)보다 찬성은 소폭 증가, 반대는 소폭 감소한 결과다.

예멘 난민에 대한 이해도는 2018년 당시 40%에서 50%로 증가를 보였으며 전 세대가 고르게 이들을 불법취업 입국자가 아닌 내전으로 인해 피신한 ‘전쟁 난민’으로 인식했다.

난민수용 찬성 이유로는 난민 인권에 대한 존중(74%)과 난민협약 가입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책임(56%)이 많았으며 반대는 난민수용을 위한 정부와 국민의 부담(64%)과 범죄 등 사회문제 야기(57%)를 꼽았다.

유엔난민기구는 “반대 이유의 상위순위에 난민에 대한 오해와 가짜뉴스의 영향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 2018년 8월 제주에서 발생한 ‘30대 여성 실종사건’과 관련해 예멘 난민에 의한 범죄라는 ‘근거 없는 루머’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에 경찰이 “난민과 무관한 추락사”라고 직접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이 같은 루머가 확산된 것은 난민 범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이방인에 대한 이질감에서 비롯된 공포가 짙게 깔리면서 SNS 등에서 잘못된 정보가 적잖게 유통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난민에 대한 편견과 혐오’가 부정적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특정 국가, 특정 민족, 특정 종교라는 이유만으로 이들을 폄훼하거나 편견과 선입견을 고착화하는 것을 우리 모두 경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난민을 인도주의적으로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며 한국사회가 딜레마에 빠진 가운데 국민감정을 잘 다독이면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도 부담이 가지 않을 해법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