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랭킹 50위 재진입  
우승으로 48계단 뛴 48위 기록

당당한 표정으로 우승 트로피를 든 김시우. [연합]
당당한 표정으로 우승 트로피를 든 김시우. [연합]

김시우(26)가 돌아왔다.

김시우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67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쳐 4라운드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3년 8개월 동안 이어진 우승 갈증을 해소한 쾌거다.

2016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일궈낸 김시우는 2017년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했다. 세계랭킹도 28위로 껑충 뛴 김시우의 앞날은 환하게 펼쳐지는 듯했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는 기대만큼 열리지 않았다. 걸림돌은 허리 부상이었다. 대회를 기권하거나, 통증 때문에 제대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일이 자주 벌어졌다.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조급증도 생겼다. 우승 기회가 더러 있었지만 조급한 마음에 역전패를 당한 적이 두 번이나 있었다. 어느새 한국 선수 간판 역할은 후배 임성재(23)에게 넘어가 있었다.

김시우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하려던 겨울 훈련을 접고 귀국했다. 2주 자가격리라는 부담을 자청하고 한국에서 푹 쉬며 자신을 옥죄던 시간에서 잠시나마 탈출했다. 

새해가 되고 출격한 첫 대회에서 공동 25위라는 성적표를 받아쥐었다. 그린 적중률 15위(86.7%)로 송곳 아이언샷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초반 토니 피나우(미국)와 치고받는 난타전에도 김시우는 차분했다. 피나우가 먼저 앞서나갔지만 기회가 오자 곧바로 따라붙었고, 전반이 끝나기 전에 추월했다.

세계랭킹 10위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의 버디 개수가 보태졌지만 김시우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캔틀레이가 1타차 선두로 경기를 마친 뒤 치른 막판 3개홀에서 김시우는 티샷을 원하는 지점에 떨궜다. 세번 모두 버디 찬스를 만들었고 꼭 필요한 홀에서 버디 2개를 낚았다.
김시우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4라운드 합계 그린 적중률 1위(81.94%)였다.

그러나 4라운드 김시우의 우승을 이끈 무기는 송곳 아이언보다는 흔들리지 않은 멘털이었다. 김시우는 더 건장해진 몸에 정신력도 더 강인해져서 돌아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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