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철-서부농업기술센터 소장

지난해 여름 제주에서 초당옥수수는 그야말로 핫(hot)했다.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먹은 사람이 없다 할 정도의 매력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으며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부상했다.
초당옥수수의 성공은 의미가 크다. 제주 서부지역은 양배추, 브로콜리 등 월동채소 주산지로 대한민국 겨울 식탁의 주역이지만, 이들 1모작 만으로는 농가 수익이 불안하다. 매년 재배면적 증감, 자연재해 여부가 조수입을 좌지우지한다.
2모작이 필요하나 일정 수익을 창출하며 뒷그루로 재배할 수 있는 적당한 작목(작형) 선정도 쉽지 않았다.
이에 서부농업기술센터에서는 몇 년 실증을 거쳐 초당옥수수 재배기술을 정립하고 지난해 88ha를 단지화하여 초당옥수수를 60여 일 틈새 소득작목으로 자리매김시킨 것이다.
초당옥수수가 월동채소 뒷그루 소득작목으로 조기정착이 가능했던 것은 무엇보다 유관기관과의 협업체계 강화였다. 농업기술센터(기술보급) → 농업인(생산) → 지역농협(생산자 조직 및 공동선별, 판매) → 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마케팅, 유통)의 탄탄한 짜임으로 새로운 농업소득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
체계적인 기술 지원을 통해 초당옥수수를 생산하고 품질을 규격화하여 통합 마케팅으로 유통망을 확보하여 틈새작목으로 브랜드화가 가능한 것이었다.
금년에는 초당옥수수 외에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미니단호박, 고구마까지 작목을 확대하여 3작목 250ha를 조성할 예정이다.
사업비 총 302백만 원을 투입하여 재배 생력화, 공동선별·품질규격화 기술보급에 나설 것이며 지역농협과의 협업 체계를 강화하여 농업 수익모델을 만들 것이다.
이들 작목의 성공적인 단지 조성은 조수입 62억 원의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지금 양배추, 브로콜리, 무 등 월동채소는 계속된 폭설과 한파로 언 피해가 나타나 상품률 저하가 우려된다.
월동채소 뒷그루에 경쟁력 있는 소득작목이 더욱 필요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많은 농업인들의 관심을 바라보며 더불어 2021년 서부농업기술센터는 소비트렌드 변화에 맞춤 품종 다양화 및 생력화 보급으로 농업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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