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주는 내가 만난 가장 현실적인 인물…어디선가 선겸과 투덕거리며 살고 있길”

 

배우 신세경

“‘런 온을 통해 현실적인 사람들의 이야기, 실제 연애의 설렘을 고스란히 전달해보고 싶었어요. 시청자분들이 그렇게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물들에게서 위로를 느끼셨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지난 4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런 온에서 외화번역가 오미주를 연기한 배우 신세경(31)은 최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종영 소감을 전했다.

런 온은 인물들이 쉴 새 없이 주고받는 대사 속에서 드러나는 특유의 말맛으로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시청률은 평균 23%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을 얻었다.

이에 신세경은 낮은 시청률에 대해 아쉬움보다는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만족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는 미주가 선겸에게 넌지시 던진 하기 싫으면 하지 마요. 너무 이 악물고 살지 맙시다. 턱 아프잖아라는 대사를 꼽았다.

주말에 운동하기 귀찮으면 이 대사를 떠올려요. ‘하기 싫으면 하지 마요. 주말엔 쉬어도 돼하고요. (웃음)”

신세경은 이번 작품에서 당돌하고 자기 자신을 지킬 줄 아는 미주를 연기하면서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통통 튀는 모습을 제대로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대중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던 지붕뚫고 하이킥’(2009)부터 패션왕’(2012), ‘냄새를 보는 소녀’(2015), ‘흑기사’(2017)에 이어 런 온까지. 유독 가난하거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인물을 많이 연기해왔다.

이에 대해 그는 가난하고 불우한 설정이라도 성장하는 방향성이 달라서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기 어렵다면서 미주는 그동안 연기했던 캐릭터들과 달리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어딘가에서 실제로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저는 미주가 무엇보다도 자기 일을 사랑하고, 연애에 있어서 서로를 잘 지켜가면서 사랑해야 한다는 건강한 가치관을 갖고 있다는 게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모난 말을 내뱉고도 바로 상대에게 사과할 줄 아는 멋쟁이이기도 하고요.”

미주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주는 솔직하고 부끄러울 게 없는 사람이거든요. 동정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니까 그렇게 의연하던 미주가 12회에서 기정도 의원 때문에 선겸에게 포기하겠다는 말을 전했을 때 마음이 아팠죠.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결핍의 감정들이 쏟아져 나왔으니까요.”

함께 로맨스 호흡을 맞춘 임시완에 대해서는 동선이나 대사 타이밍에서 상대 배우가 어떤 지점에서 불편한지, 무엇을 어색하게 느끼는 지를 귀신같이 알아채고 괜찮은지 물어봐 주는 섬세하고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라며 기선겸이라는 캐릭터가 단단하고 빈틈이 없었기에 미주도 함께 빛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스타일리스트끼리 미리 의논하고 옷차림을 정한 적이 없는데도 촬영 현장에서 비슷한 옷을 입고 와 신기했다며 남다른 궁합을 자랑했다.

신세경은 런 온을 통해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어떻게 기억되길 바란다기보다는 드라마가 종영하더라도 미주와 선겸이가 이 세상 어디선가 투덕거리며 살아가고 있을 것 같은 느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