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논란 딛고 꾸준한 사랑

철인왕후 [연합]
철인왕후 [연합]

단연 신혜선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안정적인 연기력을 자랑하지만 어딘가 트렌디한 작품과는 연이 닿지 못했던 그에게 ‘철인왕후’는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혀준 드라마가 됐다.

1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방송한 tvN 주말극 ‘철인왕후’ 마지막회 시청률은 17.4%(이하 비지상파 유료가구)를 기록했다.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5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최종회에서는 치열한 사투 끝에 제자리를 찾은 김소용(신혜선 분)과 철종(김정현)의 모습이 그려졌다.

철인왕후는 중국의 웹드라마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결과적으로는 기대와 우려 모두 현실이 됐다.

현대판 카사노바 남자가 과거로 타임슬립해 왕비가 되고, 왕과 새로운 로맨스를 시작하며 왕가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꾀한다는 점은 원작 그대로였다. 다만 ‘철인왕후’는 웹드라마가 아니라 TV 드라마인 만큼 완성도 면에서 훨씬 높은 수준을 보여주며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 굳이 혐한 발언을 한 중국 작가의 작품을 리메이크해야 하느냐는 우려는 초중반 작품 내용의 역사 왜곡 논란으로 이어졌다. 조선왕조실록부터 조선시대 특정 가문 비하 대사 등은 중반까지도 발목을 잡았다. 이러한 논란만 아니었더라도 시청률 상승곡선이 일찌감치 탄력을 받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논란 속에서도 꿋꿋하게 시청률이 상승 곡선을 그리며 탄탄한 팬덤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신혜선의 공이 9할 이상이었다.

신혜선은 초반에는 성별이 바뀐 ‘소봉’(소용+봉환)의 모습을 원맨쇼를 하듯 코믹하게 풀어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답답한 시청자들의 가슴을 뻥 뚫어줬다. 특히 초반 내레이션을 맡은 최진혁과의 컬래버레이션은 제대로 된 코미디 한 편을 보는 듯했다.

후반부 소용의 기억이 돌아오고 최진혁도 내레이션에서 퇴장하면서부터는 작품 자체가 평범한 로코(로맨틱코미디) 사극이 돼버렸다는 아쉬움도 남았으나, 신혜선만큼은 자유자재로 톤을 조절하는 연기력을 자랑하며 최고의 공헌자이자 수혜자로 남을 수 있었다.

신혜선과 호흡을 맞춘 김정현, 그리고 그와 대결 구도를 보여줬던 신예 나인우, 최상궁 역의 차청화, 대령숙수 김인권 등 다른 주·조연들도 훌륭한 팀워크를 보여줬다.

‘철인왕후’ 후속으로는 송중기 주연의 ‘빈센조’를 방송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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